대전시민들, 맹독 방사성 물질 방출사실에 '충격'
상태바
대전시민들, 맹독 방사성 물질 방출사실에 '충격'
  • 최정현 기자
  • 승인 2016.11.01 20:0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원자력硏, 지난 5년간 세슘, 크립톤, 삼중수소 조 단위 방출

[MBS 대전 = 최정현 기자]

한국원자력문화재단 공식 블로그 캡쳐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지난 5년간 맹독성 방사성 물질을 조 단위로 방출한 것에 대해 대전시민들이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시민단체들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대전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전점검과 안전대책 수립 등을 요구하고 나섰으며, 현재 진행 중인 파이로프로세싱 실험의 중단을 촉구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연합)은 1일 성명서를 통해 “어제(31일) 발표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 소속 추혜선 국회의원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연구용원자로 하나로, 조사후 시험시설, 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에서 크립톤(Kr-85), 세슘(Cs-137), 삼중수소(H-3) 등 여러 방사성 물질을 해마다 방출시킨 사실이 드러났다”며 지금까지 거짓 입장을 보인 원자력연구원 강력히 항의했다.

환경연합은 “한국원자력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지난 5년간 세슘(Cs-137) 20만 베크렐, 크립톤(Kr-85) 5조4372억 베크렐, 삼중수소(H-3) 20조7400억 베크렐이 원자력연구원에서 외부로 방출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상기시켰다.

일반적으로 세슘(Cs-137)은 반감기 30년의 단감기 핵종으로 요오드(I-131)와 더불어 대표적 식품 오염 지표물질로서 체내에 들어가면 강한 감마선을 방출해 세포조직의 분절, 유전자 변형 등을 일으켜 인체에 큰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중수소(H-3) 역시 핵발전소에서 기체형태로 발생하는 방사성물질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물질로, 내부에 피폭 됐을 때 인체의 단백질, 탄수화물, 유전자 등의 변형을 일으키는 핵종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는 지난 1987년부터 2013년까지 21차례에 걸쳐 타지역의 원자력발전소에서 이송해온 사용후핵연료봉 1699개(3.3t/손상핵연료 309개)를 이용해 각종 실험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제는 사용후핵연료의 실험을 위해 해체하고, 절단하는 과정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물질인 세슘과 스트론튬 이외에 다량의 맹독 기체성 방사성폐기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환경연합은 “원자력연구원측은 그동안 핫셀(hot cell) 등의 차폐구조물을 통해 완벽하게 차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거짓으로 밝혀졌다”며 “우리는 세슘 등 맹독성 방사성물질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고 있음에도 완전 차폐돼 외부로 방사성물질이 전혀 배출되고 있지 않다고 거짓 입장을 밝힌 한국원자력연구원에 강력히 항의 하는 바”라고 밝혔다.

이 뿐 아니라, 원자력연구원이 2017년부터 직접 사용후핵연료를 사용한 파이로프로세싱 실험을 진행할 계획에 대해서도 항의하고 나섰다.

파이로프로세싱 실험 과정에서도 인체에 치명적인 다량의 맹독 기체성 방사성폐기물과 용융염 폐기물 속에 든 방사성 폐기물이 발생해 대전시민들이 방사성물질로 인한 위험이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환경연합은 “안전기술도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파이로프로세싱 실험을 강행한다는 것은 대전시민의 안전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라며 “원자력연구원은 방사성 물질이 배출관리 기준치 이하여서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배출관리 기준치 이하라고 해서 방사성물질이 인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에 다시 한 번 요구한다. 그동안 대전으로 반입된 사용후핵연료의 반입부터 실험과정, 보관 전반에 대한 제3자 검증을 통해 대전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전점검과 안전대책을 즉각 수립하라. 더불어 대전시민의 안전을 무시한 파이로프로세싱 실험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유성핵안전시민대책본부(이하 대책본부) 역시 방사성 가스 배출에 대해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대책본부는 “원자력연구원의 이 같은 방사성 가스 배출 행위는 지난달 28일 그들이 배포한 보도자료의 내용과 상반된 것이다. 원자력연구원 측은 파이로프로세싱 연구 안전성을 주장하며, ‘세슘 방사성 기체의 경우, 외부로 전혀 방출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거의 모든 방사성 기체는 2중으로 포집해 주변 환경에 전혀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고 거짓을 꼬집었다.

이어 “지난 5년간 사용후핵연료 조사 시험과 방사성폐기물 시험에서 이미 세슘을 20만 베크렐이나 방출해놓고는, 본격적인 파이로 연구실험에서 세슘의 등 방사성 가스 배출이 ‘제로’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언어도단의 극치다. 우리는 원자력연구원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또 언제까지 속아 주어야 할지 참으로 암담한 심정이다”고 밝혔다.

또 “원연 측은 추혜선 의원의 자료 공개에 대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고시한 배출관리기준치를 넘지 않았다’며 안전하다고 해명하지만, 그들이 과연 기준치를 지켰는가도 의문스러우며, 추 의원도 지적한 바와 같이 기준치가 곧 안전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에, 대전충남지역의 상공에 흩어져 있을 크립톤, 세슘, 삼중수소 세슘 가스가 인체와 환경에 무해하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대책본부는 “이번 세슘 방출 사태에서 우리는 원자력발전소 뿐 아니라, 실험로(하나로)와 시험시설 역시 폭발이나 운전 중 사고가 나지 않더라도 상시적인 방사능 물질이 방출돼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사용후핵연료 실험 중단, 세금먹는 괴물 ‘파이로프로세싱+고속로’ 연구 예산 전액 삭감 등을 주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대전시민 2016-11-04 18:07:58
방사성 물질 방출이 사실이라면 정말 심각하군요. 파이로프로세싱 실험을 중단해주세요.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