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서부보훈지청] 103년전 4월의 봄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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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서부보훈지청] 103년전 4월의 봄을 생각하며
  • 충남서부보훈지청 보훈과 선양팀장 이은희
  • 승인 2022.04.2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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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서부보훈지청 보훈과 선양팀장 이은희
충남서부보훈지청 보훈과 선양팀장 이은희

조석으로 조금은 쌀쌀했던 기운이 어느덧 완연해지며 이곳저곳 한껏 자태를 물들인 꽃들의 향연에 제법 눈이 즐거워지나 싶더니 어느새 속절없이 떨어지는 꽃눈이 오히려 일장춘몽인 듯 쓸쓸하게 느껴지는 4월의 마지막 주를 맞이하고 있다.

떨어지는 꽆잎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던 시인의 시상이 떠오른다.
문학의 다양성으로 각자에 따라 해석이 다르겠지만, 시인의 시상이 뇌리에 남아서인지 나에게도 4월은 왠지 잔인하게 느껴지는 듯 하다.

어쩌면 힘든 고통의 시간이 지나 새로운 희망에 일말의 기대가 느껴질 때 우리는 막연한 불안감과 함께 온전히 기뻐하기보다는 오히려 잔인하게도 느끼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근대사의 가장 고난했던 시기였을 일제강점기에 우리 민족이 맞이했던 4월의 봄은 어떠했을까?
일제는 한말이래 줄기차게 대한제국을 침략해 왔다.

우리 민족은 빼앗긴 국권을 되찾기 위해 국권회복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쳤으나 끝끝내 일제의 침략에 의해 멸망하고 말았다.
전세계 피압박 민족 가운데 가장 혹독한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식민지역사는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맞이할 때까지 35년간이나 지속되었다.그러나, 선조들은 역사 속에 굴복하지 않았다.

우리 민족은 각자가 처한 환경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항거하였고, 1919년에는 온 국민의 마음을 모아 3.1독립만세운동을 거국적으로 전개해나갔다.
3.1만세운동은 종교, 신분, 지역, 학벌, 성별을 초월하여 전국으로 또 해외로 들풀처럼 퍼져나갔지만, 일본의 무자비한 탄압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그 의지가 실패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 민족은 독립운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마침내 1919년 4월 11일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하여 오늘날 우리가 사는 자유대한민국의 초석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일제로부터 나라를 되찾게 되기까지 35년이 걸렸다.
필자는 자주독립국가인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나 나라를 빼앗긴 것이 어떤 의미인지 감히 실감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생각만해도 눈이 질끈 감기고 숨이 막히며 몸이 움츠려져옴을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나라를 빼앗기고 대내외적으로도 열악했던 여건 속에서 이렇게 세계 속의 당당한 대한민국으로 우뚝 설 수 있게 해준 선조들을 생각하면 새삼 감사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일제치하 그 해의 봄도 비할 수 없을 만큼 잔인했을 듯 싶다.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으로 희망의 뿌리가 보였을 때 그것이 자유대한민국으로 이어질지 아직은 확실치 않았을 것이기에 아마도 환희 속에서 느끼는 불안감이 더욱 더 잔인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온전히 기뻐할 수만은 없었던 불안한 잔인함은 마침내 독립으로 이어졌다.

결과에 두려워하기보다 희망을 잃지 않고 원대한 꿈을 향해 나아갔기 때문에 마침내 쟁취할 수 있었던 승리가 아닌가 싶다.
오늘날, 우리는 선조들의 피와 땀으로 이어진 자유대한민국에 살고 있지만, 그 시절만큼은 아니어도 여전히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공존하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

그때처럼 삼면은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한민족이지만 반으로 갈라져 총을 겨누고 있으며 강대국의 이해관계속에 때로는 국운이 휘청할 수도 있는 위기상황도 늘 산재하고 있다.

덧붙여, 3년째를 맞이하는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대격변기는 다가올 미래를 더욱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늘 불안 속에 떨고만 있지는 않았던 저력이 있었던 민족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나라를 빼앗긴 그 암울한 시절의 4월의 봄을 떠올리며 다시금 힘을 내야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4월을 보내면서 103년 전 지금보다 훨씬 더 힘든 시기에도 용기있게 대처했던 선조들의 DNA를 되살려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위기상황도 함께 지혜와 마음을 모아 헤쳐나간다면 능히 해내지 못할 일이 없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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