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예산 37억 들인 '스마트 제설기' 사실상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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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예산 37억 들인 '스마트 제설기' 사실상 방치
  • 이준희 기자
  • 승인 2023.01.28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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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제설기가 사실상 운영이 중단 된 상태로 주차장에 서 있다.
스마트 제설기가 사실상 운영이 중단 된 상태로 주차장에 서 있다.

대전시가 막바지 세금 수십억원을 들여 구입한 '보도용 스마트 제설기'를 정작 눈이 내려도 사용하지 않고 있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용하기가 불편한 것은 물론, 조작 미숙에 따른 사고 우려 등에 따라 스마트 제설기가 애물단지로 전락해 있는 상황이다.

시에 따르면 2021년 7월 모두 37억원을 들여 동구 16대, 중구 18대, 서구 24대, 유성구 10대, 대덕구 13대 등 81대의 스마트 제설기를 5개 자치구에 배치했다.

이후 5개 자치구는 동 담당자에게 기기 작동 방법과 안전 사항 등 스마트 제설기 기기 운용 교육까지 했다.

스마트 제설기로 좁은 길을 다니며 빠른 속도로 제설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은 실제 눈이 내리면서 '한 여름 밤의 꿈'과 같은 이야기가 됐다.

우선 자동차와는 다른 조작 방법으로 사용하기가 불편하고, 조작 미숙으로 사고 우려마저 나오면서 스마트 제설기의 운행을 어렵게 하고 있다.

또 동 담당자가 대부분 신규 공무원으로 아예 운전 면허 조차 없어 스마트 제설기 운용 교육을 받았어도 실제 사용을 하지 못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한 자치구 동 행정 복지 센터 관계자는 "스마트 제설기보다 사람이 걸어가면서 제설 작업을 하는 게 빨라 지난 26일 눈이 내릴 때 근무조를 편성해 염화칼슘을 뿌리도록 했다"며 "다양한 기능이 있다지만, 속도가 느려 제설 작업에도 사용하지 못하는데 다 부질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마트 제설기 구입에 다른 목적이 있지 않았냐는 의혹도 공직 내부에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자치구 관계자는 "시에서 사실상 스마트 제설기를 구입해 자치구에 나눠준 것과 다름 아니다. 현장과 동떨어진 스마트 제설기 구입에 수십억을 사용했다는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제설 작업을 위해 구입한 스마트 제설기를 어디서는 주차장에, 또 어디서는 동 행정 복지 센터 내에 보관만 하고 있다면 '전시용'으로 구입했다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자치구에 따르면 지난 달 13일과 17일, 이달 26일 대전 지역에 대설 주의보 발령 당시 스마트 제설기는 일부 극소수를 제외하고, 사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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