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서부보훈지청] 3·1절 즈음 충절의 고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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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서부보훈지청] 3·1절 즈음 충절의 고장에서
  • 충남서부보훈지청 보훈과 선양담당 한원정
  • 승인 2023.02.2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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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서부보훈지청 보훈과 한원정
충남서부보훈지청 보훈과 한원정

오등(五等)은 자(玆)에 아조선(我朝鮮)의 독립국(獨立國)임과 조선인(朝鮮人)의 자주민(自主民)임을 선언(宣言)하노라.

104년 전 3월 1일, 탑골공원에서는 위와 같은 민족대표 33인의 독립선언서 낭독으로 시작된 거대한 민족회복과 도약의 물결이 시작되었다.

일제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한 이 거대한 외침은 종교인들에겐 뜨겁게 서로의 손을 마주 잡게 하였고, 학생들에겐 민족대연합에 앞장서게 했으며, 만민들에게 남녀노소, 빈부귀천의 차이를 뛰어넘어 세상을 가르는 모든 벽을 기꺼이 뛰어넘게 하는 불꽃이 되었다.

3·1운동은 이렇게 민족화합의 불씨가 되어 전국에 들불처럼 번져나갔다.

충남은 3·1운동으로 촉발된 만세운동의 불꽃이 가장 크고 가장 길게 타올랐던 곳이다. 홍성 철마산 만세운동부터 서천 마산·신장, 보령 주렴산, 당진 대호지·천의장터, 예산 한내장, 홍성 장곡, 청양 정산 등 충남 서부 각 지역에서 일제의 폭력적인 식민지배에 항거한 만세운동이 거세게 일어났고, 그날 선열들의 피맺힌 외침은 오늘날 ‘충절의 고장’이란 이름으로 기억되고 있다.

또한, 민족대표 33인인 홍성의 만해 한용운 선생과 태안의 옥파 이종일 선생부터 3·1운동이 촉발한 무장투쟁의 선봉이었던 홍성의 백야 김좌진 장군, 그 명맥을 이어 세상에 큰 울림을 주었던 예산의 매헌 윤봉길 의사까지 충절의 고장에서 3·1운동은 사람에서 사람, 역사에서 역사로 계속해서 이어졌다.

물론 이것은 비단 충절의 고장, 충남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3·1운동은 지역도 신분도 그 무엇도 막을 수 없던 우리 민족의 가장 어두웠던 시대에 불꽃처럼 타오른 가장 극적인 순간이자, 우리 민족에게 대대로 이어갈 민족화합과 세계평화라는 공존의 가치를 남겨준 보물 같은 순간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덧붙여 충절의 고장이란 이름으로, 최익현, 한용운, 이종일, 김좌진, 윤봉길 등으로 대표되는 우리 고장 출신 위인들의 희생과 헌신의 가치를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종교의 차이, 신분의 차이, 성별의 차이, 빈부의 차이를 훌쩍 뛰어넘었던 104년 전 우리 고장 선열들이 가슴에 새겼던 “함께”의 가치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뒤덮은 미움과 혐오, 갈등의 얼룩을 지울 의무가 있음을 되새겨보고자 함이다.

시대가 변하고 풍경이 바뀌어도 언제나 봄은 찾아온다.

104년 전 그날의 선열들은 누구도 상처받지 않고, 누구나 행복한 봄을 꿈꾸며 거리에 나섰을 것이다. 그 소박하지만 숭고했던 정신을 기억하며, 봄의 초입인 3·1절 즈음 충절의 고장에서 104년 전 그날 선열들이 꿈꾸던 봄이 오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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