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원대 창립이사·한국전쟁 전사 윌리엄 쇼 부자, 한미 참전용사 10대 영웅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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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원대 창립이사·한국전쟁 전사 윌리엄 쇼 부자, 한미 참전용사 10대 영웅 선정
  • 이준희 기자
  • 승인 2023.04.24 1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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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뉴스밴드 = 이준희 기자]

목원대학교(총장 이희학)가 매년 추모식을 통해 위대한 희생을 기리고 있는 윌리엄 쇼 부자(父子)가 ‘한미 참전용사 10대 영웅’에 선정됐다. 윌리엄 쇼 부자는 한국전쟁을 전후해 2대에 걸쳐 대한민국과 목원대를 위해 헌신한 인물이다.

목원대는 국가보훈처와 한미연합군사령부에서 공동으로 선정한 ‘한미 참전용사 10대 영웅’에 윌리엄 쇼 부자가 포함됐다고 24일 밝혔다. 보훈처와 한미연합사는 정전협정 및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의 자유 수호에 크게 기여한 영웅들을 선정했다.

한미 참전용사 10대 영웅은 맥아더 유엔군 총사령관, 밴 플리트 부자, 윌리엄 쇼 부자, 딘 헤스 공군 대령, 랄프 퍼켓 주니어 육군 대령, 김영옥 미국 육군 대령, 백선엽 육군 대장, 김두만 공군 대장, 김동석 육군 대령, 박정모 해병대 대령 등이다.

아버지인 윌리엄 얼 쇼 선교사(1890~1967, 한국명 서위렴)는 한국전쟁 당시 주한미군 군목으로 자원입대해 한국 군대에 군목제도를 도입한 인물이다. 그는 1921년 아내인 아델린 해밀턴 쇼와 한국으로 와 선교활동 시작했으나 1941년 일제에 의해 강제 추방돼 필리핀에서 활동하다 1947년 다시 한국으로 복귀했다.

전쟁의 비참한 파괴와 살육의 현장에서 군목으로 일하며 피난민을 구호하는 활동도 벌였다. 전쟁 직후에는 목원대 전신인 ‘감리교대전신학원’의 창립이사이자 신약 교수로 활동했다.

아들인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1922~1950, 서위렴 2세)는 맥아더 장군과 함께 인천상륙작전에 참여하는 등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한 영웅이다. 미국의 해군 장교로 노르망디상륙작전 등 제2차 세계대전에도 참전했던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는 한국에서 해군사관학교(해안경비대) 초대 교관으로 근무했다. 또 해방 후 한국 정부 수립 전 미 군정청(점령지 군사정치 기관) 경제협력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는 1947년 전역 후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기도 했다. 하지만 6·25 전쟁이 발발하자 “내가 태어난 곳인 한국에 있는 친구들을 돕겠다”며 1950년 미국 해군에 재입대해 다시 한국을 찾았다. 그는 당시 부모에게 쓴 편지에서 이렇게 밝혔다.

‘한국이 위기 상황에 놓여 있을 때 저의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한국을 도와야 한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아내와 저는 앞으로 한국에서 선교사로 봉사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을 돕지 않고 기다리면서 대신 다른 사람이 한국인을 위해 희생하고 우리를 위해 희생한 뒤 평화가 이루어지고 난 다음, 우리가 한국에 제일 먼저 달려간 선교사가 된다는 것은 아주 공정하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윤희중 목원대 명예교수 발굴 사료 중)

그는 맥아더 장군과 함께 인천상륙작전 등에 참여했다. 한국 지리에 밝고 한국말을 잘했던 덕에 해군 소속 장교임에도 불구하고 서울 수복작전에서 정탐 역할을 맡기도 했다. 1950년 9월22일 오전 정찰을 위해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접근하던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는 기관총으로 중무장한 북한군의 공격을 받고 28세를 일기로 전사했다.

윌리엄 얼 쇼 선교사는 아들의 죽음을 기리고자 5955명으로부터 1만4500달러를 모금해 1957년 목원대에 해밀턴기념예배당을 세웠다. 현재 목원대 채플(대학교회)에는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의 기념 예배당, 기념 비석, 기념 흉상이 세워져 충청권 호국보훈 교육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2010년에는 서울 은평구에 추모공원과 동상이 건립됐으며 2014년엔 해군사관학교에 흉상이 설치됐다.

현재 윌리엄 쇼 부자는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는 1956년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금성을지 무공훈장에 추서됐고, 미국 정부로부터 은성 훈장을 받았다.

쇼 일가의 한국사랑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윌리엄 쇼 부부는 40여년을 한국에서 선교사로 일했고, 2대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는 한국전쟁에 참전해 전사했다.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의 아내는 자녀들과 한국에서 사회사업으로 봉사했다.

3대 윌리엄 부부 역시 서울대학교 교환교수로 생활하며 한국 청소년을 위한 장학사업을 벌이는가 하면 일제의 강제 한일합병의 부당성을 알리는 책을 쓰기도 했다. 4대 줄리와 데이비드는 각각 주한미군과 연세대학교에서 근무했다.

한미 참전용사 10대 영웅에 관한 내용은 영상으로 제작돼 다음 달 3일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송출된다. 영상은 30초 분량으로 뉴욕 타임스퀘 내 삼성과 LG의 전광판을 통해 하루 약 680회 송출된다.

이희학 총장은 “한국을 위해 희생했던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의 고귀한 정신을 기리고자 매년 추모예배를 대학에서 진행하고 있다”며 “목원대는 쇼 일가의 한국사랑과 목원사랑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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