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사기로 날아갈 뻔한 전 재산, 우체국직원이 지켜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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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사기로 날아갈 뻔한 전 재산, 우체국직원이 지켜줘
  • 강현준 기자
  • 승인 2010.05.0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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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묻고 폰뱅킹 가입하라는 전화는 일단 확인해야
▲ 연기우체국 영업과 직원 유연순씨
사회적인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전화금융사기, 우체국 직원들의 기지로 연이어 막아내고 있다.

충청체신청은 28일 연기우체국 직원들의 현명한 대처로 지역주민이 소중히 모은 자산 5000만 원을 지켰다고 밝혔다.

우체국 직원 유연순씨(여, 39세)는 지난달 28일 오후 3시경 지역주민 한모씨(남, 60세)가 연기우체국을 방문해 누군가의 지시사항을 적은 것으로 보이는 쪽지를 보며 불안해하는 모습으로 폰뱅킹을 가입하자,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고 “쪽지를 보여주시면 안 되겠냐”고 물었다.

한씨는 단호히 거절했고 그 사이 걸려온 전화를 받으며 우체국 밖으로 나가자, 유씨는 이난희 영업팀장에게 따라 나가 고객 통화내용을 확인하도록 했다.

이에 보이스피싱을 확신한 영업팀장이 창구로 같이 들어와 폰뱅킹 가입 목적을 재차 물었으나 고객은 대답을 회피하고 거래를 계속 해줄 것을 요구했다.

최근 전화금융사기 유형과 수법을 상세히 설명하자 그제서야 한씨는 완고한 태도를 누그러뜨리며 자신도 비슷한 상황 같다고 수긍했다.

계속 불안해하던 한씨는 결국 휴대폰으로 우체국택배가 반송되었다는 전화를 받고 상담원 연결 후 사이버범죄수사대인데 고객정보가 유출되었으니 금융감독위원회에 연결해 사기를 빨리 막아야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사실을 털어놨다.

전화를 받고 당황한 한씨가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묻자 사기범은 거래하는 은행정보를 요구했으며, 한씨가 순순히 “모금융 기관에 5000만 원 예금이 있다”고 말하자, 사기범은 “예금보호조치를 위해 우체국에 가서 폰뱅킹을 신청, 이체한도를 5000만 원 이상으로 하고기다리라”고 말했다.

한술 더 떠 “우체국직원이 정보유출을 제공한 범인일지 모르니 반드시 직원과의 대화를 녹취해야 한다”며 “휴대전화를 끊지 말고 창구에 놓고 거래하라”고 지시했다.

한씨는 “듣기만 했던 전화금융사기에 내가 직접 속을 줄 몰랐다”, “자기 일처럼 적극 막아준 우체국 직원들 덕분에 그동안 한푼 두푼 모아온 재산을 지킬 수 있어서 정말 고맙다”며 떨리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준영 충청체신청 금융검사과장은 “최근 전화금융사기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신종수법이 극성이라 오히려 피해액은 줄지 않고 있다”, “이런 전화는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긴박한 상황을 조성하는 만큼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충청체신청은 올 2월 부터 50세 이상 고객이 정기예금을 중도 해약하거나, 계좌개설 당일 폰뱅킹이나 인터넷뱅킹을 신청하는 경우, 전화금융사기임을 적극 안내하고, 자주 일어나는 보이스피싱 피해 유형에 대해 교육을 실시하는 등 지속적인 예방안내활동을 벌이고 있다. /강현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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