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아무것도 하기 싫어요" 청소년 무기력

대전서구청소년지원센터 윤진아 상담교사

2011-07-11     윤진아 상담교사
윤진아 대전서구청소년지원센터 상담교사.
최근 지나치게 성공을 강조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많은 육체적 정신적인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은 자신을 부정적으로 보고 열등감에 시달리고 있으며, 많은 아이들이 스스로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누가 시켜야만 무언가를 하는 의존적인 성향의 사람으로 되어가고 있다.

또한 맹목적인 부모의 기대와 요구, 과도한 성취 압력 속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

무기력이란 자발적으로 무슨 일을 하지 않거나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현저하게 의욕이 결여된 상태를 의미한다. 무기력을 보이는 아동은 환경에 반응하고 대처하려는 동기가 저하되며, 소극적이고 자기중심적 이여서 학교생활이나 가정에서 부적응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다.

무기력을 보이는 아동은 실패는 자신의 능력부족으로, 성공은 운과 같은 외부적 요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순응하려고 하며, 번거롭거나 힘든 일은 회피하려고 한다.

이러한 아이들은 사소한 좌절에도 쉽게 충격을 받으며 문제에 대한 대처방법 또한 매우 미숙하다.

무기력의 일반적인 증상 수동성과 학습의 결손, 공격성 감소, 우울, 문제해결 방법의 효율성 저하와 기대와 행동을 쉽게 포기하는 인내성의 부족등과 같이 유기체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것을 예로들 수 있다.

무기력한 아동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의욕수준의 문제로 매사에 몰두하지 못하고 소극적이며 학습이나 놀이 또는 친구들과 어울리는데 있어서도 적극적인 의욕을 나타내지 않는다.

둘째, 행동을 억제하는 감정이 생기게 되어 복잡하고 힘든 행동은 더욱 억제되며 흥미나 관심의 범위 또한 제한된다.

셋째, 효능감의 결여로 노력이 성공과는 무관하다고 여기며 성공을 하더라도 그것은 우연의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넷째, 성공에 대한 기대의 저하로 자신의 행동의 결과를 예측하지 못 하고 성공에 대한 기대 또한 낮다. 다섯 째, 무슨 일을 시작하더라도 오래 계속하지 못 하고 금방 싫증을 느낀다.

이러한 무기력함을 극복하는데 있어서 자기효능감이 중요하다. 아이들의 표현에 의하면 효능감이란 ‘자신 만만한 기분’,‘ 현명하다는 기분’,‘다른 사람들에게 자랑가소 싶은 기분’등의 감정이다.

무기력한 아이들에게 이러한 감정을 가지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아이들이 스스로 성취감과 자기효능감을 경험 할 수 있도록 하여 환경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상담실을 찾은 병민(가명, 12)이는 소극적인 성격과 또래관계형성에 어려움이 많아서 상담실을 내방했다. 첫 방문 때의 모습은 아직도 기억한다. 초등학교 5학년임에도 어머니의 과도한 애정과 관심으로 병민이의 상담에 대한 기대도 매우 큰 상황 이였다.

병민이에게 친구라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대상이었다. 집에서는 컴퓨터와 티비만이 유일한 친구였고 집과 학교에서의 생활은 지극히 수동적인 생활의 연속이었다. 첫 만남을 시작으로 긍정적인 또래관계형성과 자아효능감 향상에 목표설정을 하고 10회기를 진행했다.

의욕이 없고 수동적인 태도로 인해 상담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병민이가 흥미로워하는 부분에 대한 탐색을 시작으로 놀이와 활동에 대한 동기부여를 시작했고 스스로 문제해결을 하는 것에 대한 성취감을 느끼고 표현하는 연습 등을 통한 상담이 이루어졌다.

상담을 진행 하던 중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병민이에 대한 기대가 큰 어머니의 가정에서 습관과 행동들이 병민이의 무기력한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머니의 과도한 관심으로 병민이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아이가 스스로 느끼고 행동하기 전에 해주셨던 것이다.

아이가 스스로 행동해서 문재해결 후 성취감을 느끼거나 모든 일들을 자신이 원해서 행동했던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품 안에서 수동적인 생활로 의존적인 성향이 되었고 이런 성향이 아이의 무기력함 향상시킨 요인이 된 것이다.

아이와 병행 한 어머니와의 상담을 통해 가정에서의 생활습관과 양육, 교육방법에 대해 상담하며, 병민이가 또래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시고 또한 자아효능감향상을 위한 가정에서의 노력, 취미생활 등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원하는 활동에 대한 지지를 아끼지 않으셨다.

이러한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병민이는 아무것도 하기 싫어하는 소년에서 “이것도 해볼래요!”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며 적극적인 태도를 조금씩 보이는 아이로 발돋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