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뿌리, 맥을 잇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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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뿌리, 맥을 잇는 기업
  • 이요섭
  • 승인 2009.06.02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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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S가 만난 사람, 회상사(回想社) 대표 박병호
▲ 박병호 회상사 대표.  정년이 없는 회사, 대를 이어 근무하는 회사, 대전 동구 중동에 있는 회상사(回想社)의 얘기다.

한국 최초의 족보전문 출판사, 회상사는 올해로써 55주년이 되었다. 이웃 일본에는 창업 100년이 넘는 회사가 5만 개, 200년 이상의 회사도 3,146개나 된다.

MBS가 만난 사람, 오늘은 민족의 뿌리를 지키며 100년, 200년, 전통을 잇는 최고(最古)의 회사가 되기를 소망하는 회상사 박병호대표를 만나 비전을 들어보았다.[편집자 주]


▲ 반갑습니다. 먼저 대표님의 근황을 말씀해주십시오.

- 저는 아시는 바와 같이 초대 민선구청장을 비롯해서 총 두 번, 구청장을 역임했습니다. 그동안 아쉬운 점도 있었고 보람을 느꼈던 일도 있었습니다. 요즘 제게 정치를 다시 하라고 권유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정치는 자신이 하고 싶다고 해서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물 흐르듯 순리를 따라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지금은 회상사를 설립하고 이끌어 오신 아버지의 여망을 쫒아 이 자리에 앉은 만큼, 회사를 계승 발전시키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그것이 지금까지 회상사를 아끼고 사랑해주신 고객들께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길이기도 하구요.
▲ Photo by mbs 

▲ 회상사의 주 업무와 연혁을 말씀해 주십시오.

- 회상사는 올해로 55주년을 맞이한 한국 최초, 최대의 족보전문출판사입니다. 한국의 성씨는 모두 280여개에 이르고 3,400여개의 파와 5만 여개의 문중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저희는 그중 90%이상의 파보, 700만부 이상의 족보를 발간해왔습니다. 그 중에는 고(故) 윤보선(尹譜善), 고 박정희(朴正熙), 김대중 전대통령 등 내로라하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 고객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 회상사가 한국 최대의 족보 전문출판사로 성장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고객들의 사랑과 신뢰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급속도로 바뀌는 작금의 패러다임은 전통의 멋과 긍지마저 훼손하고 있습니다. 민족의 맥을 지키려는 우리 같은 기업들은 그야말로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자리를 지켜낼 것입니다. 회상사는 한국인의 뿌리를 상징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설령 단 한 사람의 고객이 남더라도 그분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항상 지켜봐주시고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

 

  ▲ 회상사 회사 전경.    ▲ 회사의 비전은?

- 족보는 씨족사회의 부산물인 셈입니다. 그러나 족보는 한 나라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개인들의 삶이 모여서 바로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기 때문입니다.

회상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최고(最高)의 족보전문 출판사입니다. 그동안 미국의 하버드대학이나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 등 세계적인 도서관과 역사 유물관에서 회상사의 자료를 구입해갔습니다. 55년 전, 아버지께서 공무원 생활을 접고 족보 전문 출판사를 시작하셨을 때만해도 저는 그 취지를 알 수 없었습니다.

이제 나이가 들어보니 당신의 뜻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뿌리 없는 나무는 없습니다. 조상 없는 인간 또한 있을 수가 없지요. 조상을 부인하는 인간은 이미 그 근본을 잃어버린 것이기 때문에 발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족보를 만드는 일은 기계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작업의 70% 이상을 수작업으로 해야 합니다. 그만큼 정성과 혼이 들어가야만 제대로 된 족보가 탄생하는 것입니다. 우리 회사에는 대한민국의 뿌리를 지키는 것에 긍지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다른 회사에는 정년이라는 것이 있다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70이든 80이든 나이에 상관없이 힘이 닿는 분들은 계속 근무할 수 있지요. 저는 그분들의 후손과 저의 자손들이 대를 이어 서로의 손을 잡고 이 일을 지켜내길 바랍니다.

그런 장인정신이 주춧돌이 되어서 앞으로 1000년을 넘어서는 세계 최고(最古)의 기업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대담 이요섭/사진 이준희/촬영 김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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