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시철도, '기관사 공황장애' 생각보다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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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도시철도, '기관사 공황장애' 생각보다 심각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2.06.2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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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S 대전 = 이준희 기자]

6년차 경력인 정상의 기관사(40.승무팀 주임)가 비좁은 운전실에서 혼자 ‘지적확인 환호’를 하고 있다.
서울에서 지난 3월과 6월 공황장애를 겪던 기관사가 투신 자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깜깜한 지하에서 근무하고 있는 기관사들의 공황장애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도시철도 운전실은 5.3㎡(약 1.6평)로 매우 좁다.

운전기기가 차지하는 것을 빼면 기관사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한 평도 채 안된다.

6년차 경력인 정상의 기관사(40.승무팀 주임)는 오늘도 비좁은 운전실에서 혼자 ‘지적확인 환호’를 한다.

‘지적 확인’이란 운전중에 나타나는 신호,선로 전환기등 운전상황이 정상인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확인하는 것을 말한다.

‘환호’는 확인한 내용을 ‘양호!’,‘취급!’,‘개통!’ 이라는 용어를 써가며 반드시 목소리를 내야한다.

운전취급규정을 따라하는 것이지만 누가 보는 것도,듣는 것도 아닌데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기위해 스스로 ‘주문’을 거는 것이다.

좁고 어두운 운전실에서 폐쇄적인 터널을 반복 운전하는 기관사는 공간지각능력이 일반인 보다 크게 떨어지고 공황장애로 이어진다.

공황장애는 현실적으로 위험 대상이 없는데도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은 극도의 공포감으로 자제력을 잃고 현실에서 도피하려는 정신질환의 일종이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하철 기관사들의 공황장애 환자 비율은 0.7%로 일반인의 7배에 달할 정도로 업무 스트레스가 높다. 

국토해양부가 철도 기관사 정신건강과 관련한 대책 회의를 연 것도 기관사들의 업무 중압감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엿보게 한다.

대전도시철도공사(사장 김창환)도 이같은 기관사의 직무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공황장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기관사 심리안정실’ 운영에 들어갔다. 기관사 심리안정은 곧 고객안전과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심리안정실은 판암기지에 46.3㎡ 규모로 심리치유를 위해 음악감상등의 시설운영과 한방건강 프로그램을 접목해 신체치유까지 병행할 계획이다.

이와관련, 공사는 20일 허상선 교수(중부대ㆍ식품생명과학과)와 변태식 교수(중부대ㆍ실용음악과)를 기관사 심리안정 자문위원으로 위촉,기관사들의 식생활개선부터 향기치료,마사지 기법등 전문적인 도움을 받기로 했다.

심리안정실 운영에 대해 공사 송재청 승무팀장은 “기관사의 불안,긴장감을 완화시켜 공황장애 예방과 열차 운전중 기관사의 심리안정으로 응급상황 발생시 고객안전에 적극적으로 대응 하기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한편 공사에는 74명의 기관사가 근무중이며 하루 5시간 정도 단독근무와 5조 3교대에 따른 불규칙적 출․퇴근시각 반복으로 신체리듬 및 수면장애를 겪는등 업무 스트레스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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