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서부보훈지청] "님의 침묵” 만해 한용운 선생 생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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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서부보훈지청] "님의 침묵” 만해 한용운 선생 생가지
  • 충남서부보훈지청 선양팀장 이은희
  • 승인 2020.08.2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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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2020년도 우리고장 현충시설 소개 연재 네번째
선양팀장 이은희
선양팀장 이은희

만해 한용운선생 생가지를 향해 두 번째 우리고장 현충시설 탐방을 떠나보자

만해 한용운 선생은 승려시인이자 3.1일 만세운동때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중의 한명으로 독립선언서에 이은 유명한 공약삼장을 쓰신 분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한용운 생가지는 김좌진장군 생가지에서 약 7km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무궁화꽃이 길게 늘어선 홍성 국도변에서 만해로로 접어들면 아늑하게 느껴지는 얕은 산등성이 아래로 초가집 두 개와 기념관 건물이 눈에 들어오는데, 바로 만해 한용운 선생의 생가지이다.

생가지는 문학체험관으로 명명된 기념관과 사당, 생가 및 시비공원을 한번에 둘러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이곳에서 태어난 한용운은 어릴적부터 부친으로부터 의인의 삶과 기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으며 위인들의 삶을 본받고자 하였으며, 붓을 통하여 자신의 뜻을 세상을 향해 밝히고자 노력하였다.

생가에서 왼쪽으로 150여미터 걸어가면 재를 올리는 사당인 만해사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매년 8월 선생의 탄신일을 맞아 추모행사가 열린다.

생가지 일원에서 독특한 점은, 생가 옆 소나무 숲으로 이어진 오솔길에 위치한 민족시비공원인데 한용운을 비롯하여, 이육사, 심훈, 윤동주 등 일제 강점기에 활동한 민족시인 20여명의 대표시가 각기 다른 모양의 돌에 새겨져 있어, 시를 감상하며 산책도 할 수 있도록 잘 조성이 되어 있다.

눈에 띄는 익숙한 시 중에 널리 알려진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로 시작하는 ’님의 침묵‘ 외에도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배웠던 ’복종‘,  ’알수 없어요‘,  ’나룻배와 행인‘ 등 3개의 시가 모두 한용운 작품이어서 새삼스레 깜짝 놀란다.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 시대를 향해 본인의 의사와 신념을 표현한다.

만해의 시를 가만히 읊조리다 보면, 어릴때부터 영민하여 한학과 불교 등의 각종 학문에 조예가 깊었던 천재적인 문필가가, 말도 글도 빼앗긴 억압된 세상에서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세상을 향해 외치고 싶었던 생각들을, 여러 의미로 해석이 가능한 시라는 장르로 표출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각자의 마음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겠지만 그의 시 전반에 흐르는 왠지 모를 쓸쓸함과 하고 싶은 말을 에둘러 표현한 듯한 느낌, 그리고 그래도 믿음과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비장함 등! 암울했던 시절,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지식인의 고뇌와 아픔이 느껴지는 건 나만의 느낌일까?

시비공원을 내려와 도착한 만해 문학 체험관에는 만해 한용운 선생의 생애와 문학 등에 대한 설명 및 자료가 다수 전시되어 있어, 관람객의 발길을 머무르게 한다.

말년에 성북동에 있는 심우장에 거주한 그는 조선총독부와 마주보기 싫어 집도 북향으로 짓고, 변절한 친구가 아는체를 하였으나 ’내가 아는 그 사람은 죽었소‘ 라고 말하며 변절자와는 절교하는 등 그의 생애 곳곳의 일화와 어록에서 불의 앞에서는 절대 타협하지 않았던 대쪽같은 성품을 짐작하게 한다.

충절의 고장 홍성에는 대한민국장에 빛나는 위대한 독립운동가 “만해의 붓과, 백야의 총” 이야기가 오늘날까지도 계속 이어져 시대를 거슬러 그들의 사상과 위대함에 고개를 숙이게 한다.

잠시 진정국면으로 접어든 듯하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다시 창궐하고 있다.
지구촌이 하나가 된 작금의 시대에는 바야흐로 총성없는 전쟁에 비유되기도 한다.

아니러니하게도 현재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물리적인 면에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 전통적인 양상이 아닌,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사는 정 반대의 대처방식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란 말의 뜻이 물리적인 거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한 마음 한 뜻으로 마음을 합치라는 뜻임을 이미 잘 알고 있다.

100여년전 풍전등화의 위기속에서도, 늘 자신의 안위보다는 더 큰 대의를 위해 앞장선 시대의 선구자 만해의 위대한 정신을 되새기며 국민 각자가 함께 마음을 합쳐 오늘의 위기상황을 잘 헤쳐나간다면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았던 코로나라는 긴 전쟁의 터널에서 언젠가는 승리의 환호를 외칠 수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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