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전현충원] 나보다 남을 더 배려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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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전현충원] 나보다 남을 더 배려하는 사람들
  • 국립대전현충원 행정팀장 김주숙
  • 승인 2021.04.2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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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숙 행정팀장
김주숙 행정팀장

지난해부터 우리의 생활 깊숙이에 자리하며 우리를 괴롭히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우리나라에서도 진행 중이다.

백신 접종으로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예전의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간절한 바람일 것이다.

코로나가 전 세계에 미친 영향이 너무 큰 탓에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높았고, 백신 개발을 하는 사람은 엄청난 부를 축적할 수 있을 거라고 예상을 했었는데 실제로 미국의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화이자와 함께 백신 개발에 참여한 독일의 생명공학 회사를 창업한 부부가 천문학적인 이익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개인의 노력으로 얻은 이익인 탓에 부럽기는 하지만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백신은 많은 사람들을 질병에서 구하는 동시에 본인에게는 엄청난 부를 안겨주기도 한다. 하지만 본인이 만든 백신에 대한 특허를 신청하지 않아 경제적 이익을 포기하는 대신 전 인류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백신을 맞을 수 있게 해준 사람도 있었다.

1952년에 소아마비 백신을 최초로 개발한 미국의 조너스 소크 박사이다. 백신 보급으로 소아마비 발생자가 점점 줄어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도에 종식을 선언한 상태라 젊은 세대들은 소아마비가 어떤 질병인지 생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불과 5~60년 전까지만 해도 소아마비는 어린이들의 팔, 다리를 마비시키는 병으로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가장 무서운 어린이 질병 중 하나였다.

백신을 만든 후 한 제약회사가 특허를 양도해 달라는 제안을 했을 때 소크 박사는 백신을 특허 등록하지 않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공개했다.

만약 그가 제약회사에 특허권을 팔았다면 엄청난 부자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는 의사와 연구교수로 얻는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안락한 삶을 살기에 충분하기에 자신의 연구결과는 공익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한 방송에서 그가 특허를 내지 않은 이유를 물었을 때 그는 ‘태양에도 특허를 낼 건가요?’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의 인품과 자신보다 남을 더 배려하는 삶의 태도를 잘 보여주는 대목인 것 같다.

인간이라면 본인의 안락한 삶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게 인지상정이라고 생각한다. 소크 박사처럼 자신의 삶보다 고통받는 타인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몇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소크 박사가 많은 사람들한테 존경의 대상이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이곳 국립대전현충원은 우리나라의 독립과 국가수호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이 안장되어 계신다. 이곳에 안장되어 계신 분들도 자신보다 남을 더 배려하신 대표적인 분들이시다.

다른 것도 아니고 하나뿐인 목숨을 바쳐 우리 모두를 위해 대한민국을 지켜내신 분들이시다. 진부한 표현이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분들이 계셨기에 오늘의 우리가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6・25전쟁이 발발한 지 벌써 70년이 지났다. 국민 구성원 중 국난 미체험 세대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자라나는 세대들에겐 일제강점기나 6・25전쟁이 그저 교과서에서 본 적 있는 역사 사건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아마도 오랜 시간이 흐르고 그 당시와 상황이 크게 바뀐 때문일 것이다.

국립대전현충원에는 자라나는 세대들의 나라사랑 정신 함양을 위해 나라사랑체험교육, 보훈스쿨 등 각종 선양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묘역 정화활동, 비석 닦기 등 봉사활동도 추진하고 있다. 이곳을 방문하면 국난극복을 위해 산화하신 선조들의 모습을 직접 보면서 본인들이 체험하지 못해 공감하기 어려웠던 국난에 대해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이전만큼 많은 분이 선양프로그램이나 봉사활동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많은 분들, 특히 자라나는 세대의 방문이 많아져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삶’이란 어떤 것인가를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갖고 나아가 선조들의 공훈과 희생정신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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