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평생교육진흥원, 대전배달강좌 학습자인 척수장애인 4명 보문미술대전 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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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평생교육진흥원, 대전배달강좌 학습자인 척수장애인 4명 보문미술대전 입상
  • 이준희 기자
  • 승인 2021.07.31 0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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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뉴스밴드 = 이준희 기자]

배움으로 신체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술대회 수상의 영예를 안은 척수장애인 화가들이 있다.

주인공은 제23회 보문미술대전 수채화 부분 수상자 전영자ㆍ신동숙(특선), 공은숙ㆍ양대옥(입선) 씨이다. 재활의 일환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이들은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이 운영하는 찾아가는 교육프로그램인 대전배달강좌를 통해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회화를 배우기 시작했다.

신체 기능의 퇴행 예방을 위해 입문했던 그리기는 배달강좌에 참여하면서 소묘와 크로키로 발전하였다. 2017년 이들을 지도하게 된 배달강사 최윤정 씨는 재활과 취미라고 하기에는 집중력과 실력이 범상치 않음을 느꼈다. 최 씨는 이제부터 그림에 색을 입혀보자며 수채화를 가르쳤다.

척수장애인은 그림을 그릴 때 온 몸을 이용한다. 신체가 마비돼 움직일 수 없지만 체중의 강약을 붓 끝에 전달하여 섬세함을 표현하고 색을 칠한다.

수상자 중 미술대회에서 여러 차례 입상 경험이 있는 전영자 씨는 중도장애인이다. 1997년 교통사고로 온 가족을 잃고 전신마비로 목 아래를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재활치료 중 병원에서 장애인들이 참여한 전시회를 보고 용기를 내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마비된 손에 붓을 묶고 시작한 수채화는 도전의 연속이었다. 몸의 힘을 조절하여 붓을 쓰는 방법부터 물감 색 배합, 농도 표현 등 화폭에 붓을 제대로 가져다 대기까지 모든 과정이 고비였다. 땀을 흘린 만큼 단계를 뛰어넘을 때마다 성취감을 경험했다. 반복된 연습으로 완성된 나무 하나 꽃 하나는 벅찬 감동이었고,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기쁘고 감사했다.

“장애인은 이동하는 데 제약이 많고, 이용할 수 있는 학습공간이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교육 정보를 얻는 일도 어려워 교육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아요. 이런 현실에서 강사님이 나에게 찾아와 배울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자 행복이에요.” 전 씨는 장애인이 세상에 나와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장애인 교육에 대한 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남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은 “코로나19로 온 세계가 위축되었지만 우리 진흥원은 시민들이 배움을 통해 신체적ㆍ문화적ㆍ지리적ㆍ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삶의 활력을 되찾도록 시민지식도시 대전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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