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보건복지협회대전충남지회] 저출산 해법 아빠주도육아로부터 시작하자
상태바
[인구보건복지협회대전충남지회] 저출산 해법 아빠주도육아로부터 시작하자
  • 인구보건복지협회대전100인의 아빠단 박민기
  • 승인 2023.07.25 14: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구보건복지협회 대전충남지회 대전100인의 아빠단 박민기
인구보건복지협회 대전충남지회 대전100인의 아빠단 박민기

2022년 대한민국 출산율은 0.78명. OECD 평균 출산율이 1.58명, 이미 저출산 고령화가 우리보다 먼저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일본도 1.26명임을 감안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2018년 출산율 1.0이 무너진 이래 정부에서 많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출산율은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출산율 감소 원인을 집 값, 사교육비 등 경제적 이유로 꼽는 목소리가 많다. 필자는 그보다 여성에게 과도하게 치우친 육아 부담을 원인으로 들고 싶다. 이는 산후 우울증이나 경력단절, 남녀임금격차 등으로 이어져 결혼과 출산 기피현상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2023년 사회복지연구에 따르면 만 20~34세 미혼 남녀 281명을 조사한 결과 '결혼과 출산이 필수' 라는데 동의한 여성은 4.0%, 남성은 12.9%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스칸디대디’의 본 고장 북유럽 국가들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이들 국가 중 출산율이 높은 덴마크(1.55명), 스웨덴(1.52명)은 100명당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 수가 각각 49.3명과 314.1명으로 1.9명에 그친 우리나라와 큰 대조를 이루었다. 그 밖에도 남성 육아휴직 비율이 높은 나라들이 대체로 출산율이 높은 경향을 나타냈다.북유럽 국가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남성의 적극적인 육아참여는 분명 출산률 제고에 효과가 있다. 따라서 필자는 저출산 해법을 아빠주도육아에서 찾고자 한다.

사실 아빠 육아는 무엇보다 자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다.영유아기 아빠 놀이가 아이의 사회성과 창의성을 높여 준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영국 국립아동발달연구소에서는 1958년에 태어난 17000명의 아이들을 50년간 추적 관찰하는 프로젝트 연구를 수행했다.연구 결과 아빠의 적극적 양육이 아이 유년기는 물론 성인이 된 후 사회적 성공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아빠의 육아 참여는 엄마에게 과중된 육아를 분담할 수 있다.지나친 육아 부담에 우울증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으며, 이는 가정불화의 주요 원인이 되어 아이 정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많은 전문가들이 사이 좋은 부부 관계야 말로 최고의 자녀교육이라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필자는 최근 아빠 육아휴직 문화가 확산되는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현재 아빠 육아휴직 사용률은 기대에 못 미칠뿐더러 많은 남성들이 여전히 육아는 도와주는 것이라는 그릇된 육아관을 가지고 있다. 아빠들이 육아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또 어떻게 아빠들의 육아 참여를 높일 수 있을까?

먼저, 아빠들에게 육아는 유익한 것이라는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육아가 '어쩔 수 없이 하는 것' 대신 '즐거운 것'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남성 육아휴직문화에 유의미한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다행히 사회적으로 조금씩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데,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100인의 아빠단이 좋은 사례다. 필자 역시 아빠단에서 주최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여러 아빠들과 즐겁게 교류하고 있다. 예전 인기리에 방영됐던 '아빠 어디가'와 같이 육아 고충을 서로 공감하고 아빠들과 아이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동육아 프로그램이 확대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아빠들의 육아 참여를 높이기 위한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육아휴직 제도가 잘 되어 있긴 하지만 아직도 업무적인 불이익이나 소득감소로 휴직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다.실제 맞벌이로 아이를 키워보니 육아휴직이나 단축근무가 절실함에도 이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걸림돌이 되었다. 현재 육아휴직이나 단축근무 지원액의 상한을 인상하고 혜택을 대폭 늘려 더 많은 아빠들이 일/가정 양립 문화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출산을 꺼리는 대부분이 맞벌이 가정이기 때문이다.

부모가 아아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너무도 짧다. 그럼에도 육아가 힘들기에 그 시간의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친다. 아빠들의 육아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는 육아에 대한 인식 개선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 육아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인생 최고의 기회라는 생각을 하고 나서야 육아의 즐거움을 알게 됐다. 육아(育兒)인 동시에 육아(育我)인 것이다.

필자는 당장 출산율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 태어난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세상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육아가 누구나 할 만하고 이렇게 좋은 세상에서 내 자녀가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 자연스레 출산율도 올라갈 것으로 믿는다.그 역할을 아빠들이 주도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 아빠들이 아이들 기저귀 가방을 매고 유모차를 밀며 수다를 떠는 일상이 아주 자연스러워진다면 출산율을 걱정하는 것은 옛말이 되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