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현충원] 천안함 용사 4주기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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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현충원] 천안함 용사 4주기를 보내며
  • 대전현충원 김용애 주무관
  • 승인 2014.03.2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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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현충원 김용애 주무관.
헤어짐이 슬픈 것은 잊혀지기 때문이다.

만질 수 없고 볼 수도 없는 공허함과 떠나간 사람의 발자국 위로 이따금씩 바람이 불어오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희미해져서 결국은 한낱 티끌이 되어 버릴 때쯤 우리의 기억 속에서도 멀어진다.

천안함 용사들의 유가족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우리 용사들의 희생이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질까 우려의 뜻을 전한다. 4년이 흐른 지금 우리의 마음가짐은 어떠한가?

국립대전현충원에서는 천안함 용사 4주기를 맞이하며 꽃다운 젊음을 조국의 제단에 바친 47인의 영웅들을 기리는 다양한 추모의 장을 준비했다.

묘역으로 접어드는 도로변에 대형 추모사진을 설치하고 5,0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하여 47인의 용사 한 분 한 분을 떠올리며 4.7km 걷기대회를 개최했었다.

또 손글씨로 추모의 마음을 담아 추모 엽서길을 조성하였고 온라인 추모공간으로 사이버 참배와 사이버 롤콜을 운영했다.

추모행사에 참여하였던 한 학생은 “천안함 용사들처럼 저도 어른이 되면 나라를 지키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발견하였다. 이렇듯 천안함 용사들의 정신은 스러지지 않고 국민들 마음 속에 나라사랑의 씨앗을 심어주고 있었다.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용사 4주기 추모식에서 "안타까운 희생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천안함 피격이 주는 교훈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하며, 남과 북이 함께 자유와 번영을 누리는 통일시대를 열어갈 때 천안함 용사들과 고 한주호 준위의 숭고한 희생정신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고 대통령의 추모메시지를 국가보훈처장이 대독하였다.

그동안 자유를 만끽하며 풍요로운 삶을 누렸던 우리 국민들에게 천안함 피격사건은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로서 우리가 처한 안보현실과 그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세월이 흘러도 잊으면 안될 피맺힌 역사적 교훈인 것이다.

천안함 용사 4주기 추모식이 열리던 날 전날부터 봄비가 촉촉히 내렸다. 용사들을 추모하는 엽서가 비에 젖어 버리고,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비석을 쓰다듬는 부모의 손길을 보며 눈시울이 뜨거웠다. 추모식이 끝나고 묘역에 혼자 남겨진 비석들을 바라보았다.

그동안 유가족과 추모객으로 분주하던 천안함 용사들의 묘역에는 모처럼 내린 봄비와 그간 국민들이 보여준 추모의 마음을 자양분으로 삼아 파릇파릇한 희망의 잔디가 돋아나고 있었다.

한 때는 밝은 미래를 꿈꾸던 청춘들, 이제는 조국의 미래를 밝히기 위해 자신의 청춘을 이 곳에 묻은 천안함 영웅들께 머리숙여 경의를 표하며 다시는 이 땅에서 천안함 피격과 같은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그 교훈을 우리 국민들이 잊지 않고 지켜갈 것이라는 소망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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