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성모병원]한국의술 절망속 카자흐 청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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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성모병원]한국의술 절망속 카자흐 청년 살렸다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4.07.13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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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S 대전 = 이준희 기자]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외과 김정구(왼쪽에서 네 번째), 김주미 교수(오른쪽 두번째)를 비롯한 의료진과 블라디미르가 퇴원을 앞두고 병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술 합병증으로 6년간 수술과 퇴원을 반복하는 등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던 카자흐스탄 청년이 대전성모병원에서 건강을 되찾아 화제다.

카자흐스탄 의과대학을 졸업한 블라디미르(27)씨는 6년 전 카자흐스탄에서 맹장수술을 받은 후 장유착으로 총 3차례의 재수술을 받았지만, 이후 반복된 장유착과 장피누공 등의 합병증으로 상처 부위로 배설물이 흘러나오고, 복통으로 잘 먹지 못해 영양실조까지 이어졌다. 그대로 내버려 두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현지에서는 더 이상의 치료를 포기한 상황.

의사의 꿈을 포기한 채 칩거생활을 하던 그는 지난 2월 우연한 인연으로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외과 김정구 교수를 소개받았다.

이 둘의 인연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12월 한국에서 유학 중인 블라디미르의 동생이 교통사고를 당해 장천공, 복강내출혈, 복합골절 상태로 대전성모병원 응급실로 실려왔고 김 교수에게 응급수술을 받고 회복한 것.

동생 일리아는 퇴원 전 김 교수에게 형 블라디미르의 상태를 설명하며 치료를 부탁했고, 현지에서 보내온 수술기록지, 의무기록지 등 진료기록을 검토한 김 교수는 수술을 결정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입국한 블라디미르씨는 정밀검사를 받은 후, 김 교수의 집도로 두 차례에 걸쳐 장유착박리술과 소장을 60cm 가량 절제하는 소장부분절제술, 장우회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이 과정에선 대전성모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김주미 교수의 역할도 컸다.

러시아 상트페테스부르크 의과대학을 졸업한 특이 경력을 갖고 있는 김주미 교수의 통역으로 환자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러시아병원에서의 수술 및 치료 과정 등의 진료기록을 면밀하게 검토할 수 있었다.

수술을 집도한 외과 김정구 교수는 “환자를 처음 봤을 때 175cm의 키에 45kg 밖에 나가지 않을 정도로 영양실조 상태가 심각했고, 앉아있지 못할 정도로 일상생활조차 불가능했다”며 “현지에서 3차례에 걸친 개복수술 경력이 있고 반복되는 만성적인 장유착으로 수술과 치료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지만 현재 장유착 없이 일상생활을 즐길 수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12일 퇴원한 블라디미르씨는 “러시아, 카자흐스탄의 유명병원, 유명의사는 모두 찾아다녔지만 치료법을 찾을 수 없어 절망 속에 살아야만 했었는데, 동생을 살린 인연으로 대전성모병원에서 새 삶을 찾게 돼 감사할 따름이다”며 “우리 형제가 함께 웃을 수 있도록 만들어준 한국에서 의료공부를 이어가고 싶은 꿈이 생겼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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