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선덕여왕, 한심한 제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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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선덕여왕, 한심한 제작진
  • 유영옥 기자
  • 승인 2009.12.09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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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야심차게 제작한 선덕여왕의 지난 58회 분은 시청자에게 실망감을 넘어 한심하다는 느낌이 들게까지 했다.

백제의 유군에 의해 초토화된 신라군은 마지막으로 죄인이었던 유신을 사면복권하고 절체절명의 전투를 벌인다. 후방에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몽진을 추진하기에 이른다. 그 급박한 순간에 선덕여왕이 비담과 사랑에 빠진다? 이건 정말 억지스럽지 않을 수 없다.

전방에서는 긴장감 넘치는 싸움을 전개하는데 후방에서는 애틋한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비담과 선덕의 모습을 제작진은 여러 번 크로즈업 시켰다.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써 나는 정말 짜증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인간사는 복잡다단하기 때문에 뭐, 충분히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혜의 대명사요 부하사랑이 남달리 끔찍한 선덕여왕은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드라마 선덕여왕은 미실과의 기 싸움에서 가까스로 승리한 덕만이 한국 최초의 여왕이 되고 나라를 경영함에 있어서 힘의 균형을 이루려는 의지, 그 과정에서 나오는 전략과 전술이 잘 전개되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게 됐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극의 전개에 다소 억지스러운 점이 있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미실의 죽음으로 인해 떨어진 시청률을 어떻게든 만회해보려는 제작진의 얄팍한 수단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또한 선덕(이요원분)의 연기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이요원은 낭도시절과 공주 시절의 연기를 비교적 잘 소화해 냈다. 그러나 왕이 돼서도 여전히 놀란 토끼눈을 하기도 하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을 연기하고 있다.

또한 냉정한 힘의 구도를 기획하고 유지하려는 왕의 카리스마도 연기해내고 있다.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왕이 돼서는 표정연기 보다 내면연기 위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차라리 부하들 앞에서는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카리스마를, 혼자가 돼서는 맘 놓고 괴로워하고 당혹해하는 그런 모습이 더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이것은 비단 이요원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제작진(감독)의 역량 부족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시청률,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억지로 뜯어 맞추려는 모습은 한심하다 못해 안쓰럽기까지 하다. 군부독재에 의해 tbc가 사라진 땅에서 mbc는 드라마 왕국이라는 명성을 얻어왔던 매체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mbc 드라마는 kbs와 sbs에게까지 밀리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러므로 mbc는 모처럼 잡은 기회를 날리지 않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억지스러운 전개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유영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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