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훈 칼럼] 일류도시를 위한 장애인 이동권, 알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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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훈 칼럼] 일류도시를 위한 장애인 이동권, 알고 있습니까?
  • 강대훈 한국공공정책평가협회 대전시 공동회장
  • 승인 2022.12.25 2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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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훈 한국공공정책평가협회 대전시 공동회장.
강대훈 한국공공정책평가협회 대전시 공동회장.

2022년, 장애인 이동권을 주장하며 일 여년 동안 서울 지하철에서 출근길 휠체어 시위를 하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하 전장연’이 이슈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장애인 이동권과 일반 시민의 불편이 충돌했다.

2022년 4월 13일,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JTBC 프로그램 ‘썰전 라이브’ 생방송 토론에서 장애인 이동권을 주제로 3시간가량 토론했다.

이 토론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의견이 있지만, 이 정도 토론이 가능하다는 것이 다행스러웠다. 토론은 반드시 생각을 일치시키거나, 합의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입장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소득일 수 있다.

이날 토론에 앞서 박 대표는 “먼저 시민들께 많은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사과하며 “장애인 이동권은 문명사회에서 생존권이자 기본적인 시민의 권리라고 21년을 외치고 있다.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시민의 권리를 부여해달라”고 말했다. 중략. 이 대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속도 때문에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점진적인 개혁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2022.04.13.)

전장연의 핵심 요구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 장애인 탈시설 지원, 장애인 교육(특수교육과 평생교육) 보장과 여기에 따른 예산 반영이다. 이 사태와 토론은 본 나의 소감은, 휠체어 시위에 지하철 운행이 늦어져도 “감내할 수 있다”

장애인권리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Persons with Disabilities, CRPD)은 신체장애, 정신 장애, 지적 장애를 포함한 모든 장애가 있는 사람의 존엄성과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유엔인권협약이다.

CRPD는 장애인을 개인의 속성으로써, 기능장애가 있다고 하는 의료모델에서 사회적 장벽에 의해 구축되었다고 보는 사회적 태도, 환경에 주목하고 있다. 장애인의 권리증진을 위해서는 장애인 개인을 위한 측면과 아울러 사회적 관심과 책임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2008년 12월 이 협약에 비준했다.​

한국에 등록장애인은 264만 5,000명으로 전체 인구대비 5.1%이다 (2021년도 등록장애인 현황, 보건복지부 누리집). 사람의 장애 과정은 복합적이다.

선천적, 또는 사고에서 발생하는 신체장애에서부터 사회활동이 어려운 노화와 치매까지 사람은 누구나 일생의 장애를 경험한다.

알코올과 마약 중독, 학대와 폭행을 수반하는 심리 장애까지 범위를 넓히면 장애를 겪거나 겪을 수 있는 거의 대다수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기술 발달이 주는 세대 격차와 기능적, 사회적 장벽까지 .. 도시는 이것을 포용하고 있는가?​

신석훈 한국장애인연맹 대전DPI 회장께서는 한국조폐공사에서 근무했는데, 중년이 되고서야 본인의 희귀난치성 근육장애를 알게 되었다. 블랙홀 연구로 유명한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의 증세와 비슷하다.

신 회장께서는 증세가 점차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체장애인의 직업 적응 능력과 직업유지경험이 직업 만족도에 미치는 실증 분석(박사논문)>​

신 회장께서는 일본 쿠마모토현의회 의원을 역임한 히라노 미도리 의원이 집필한 <알고 있습니까? 장애인의 권리>를 번역하셨다. 그 책은 큰 글자, 길지 않은 분량에 참으로 귀한 내용이었다. 독서 이후에 장애를 겪는 분에 대한 인식이 이 책의 이전(before) 과 이후(after)로 나눌 수 있을 정도였다.

반야심경(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은 260자의 길지 않은 문장으로도 진리를 담고 있듯이, 이 책은 출생에서부터 임종까지 전 생애에 걸친 부분에서 장애인의 문제와 과제, 권리실현에 대해 정리하고 있다. 우리는 장애 유무에 상관없이 누구도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서로의 처지,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하는 易地思之(역지사지)가 아니라면 도시 문제를 풀 수 없다. 해마다 발표하는 세계 도시 평가에서 도시의 Inclusion(통합, 포용)과 Access(접근)은 중요한 요소이다. 베를린, 덴버, 그디니아, 밀라노, 씨애틀, 낭트가 순위에 오른다. 일류도시들이다.

도시는 무장애(Barrier Free)를 실현하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으로 설계해야 한다. 이것은 장애인, 노인, 어린이, 임산부, 외국인 모두를 위한 도시개념이다.

공간뿐이 아니라 제품과 사람의 상호 작용까지도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을 구현하면, 우리는 어떤 처지에서도 서로를 존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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