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개] 김도운 작가 2번째 소설집 ‘조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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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개] 김도운 작가 2번째 소설집 ‘조뚜’ 발간
  • 이준희 기자
  • 승인 2023.11.01 2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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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간접 체험 통해 얻은 삶의 교훈 현실감 있게 묘사
김도운 작가.
김도운 작가.

꾸준히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집필활동 하는 김도운 작가가 2번째 단편소설집 ‘조뚜’를 출간했다. 지난 2020년 첫 번째 소설집 ‘씨간장’을 발표한 후 3년 만에 두 번째 소설집 ‘조뚜’를 세상에 내놓았다.

‘조뚜’에는 황당하거나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없다. 소설인지 현실인지 모를 현실감과 현장감이 있다. 우리 주변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작품의 소재로 삼았다. 그래서 읽고 나면 직접 겪은 일처럼 작은 깨달음과 울림을 안긴다.

첫 번째 소설집 ‘씨간장’과 비교해 작가의 색채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인간성 회복’을 주창하고 있다. 출세와 성공, 욕망에 허덕이는 한국사회의 비정한 현실을 고발한다.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차별하는 세상 풍토를 고발한다.

언론인 출신인 김도운 작가의 글은 주제의식이 분명하고, 문체가 깔끔하다. 화려한 미사여구를 사용하지 않아 건조한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한 번 책을 잡으면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다.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다음 페이지를 넘기게 한다.

소설집 ‘조뚜’에는 표제인 ‘조뚜’ 외에 △황홀한 무지개 △나는 보았다. 불! △달빛 할머니 △옥구, 1927년 △내가 왜? △꽃넋 △상처 △야만의 시대 △충용가든 등의 단편소설 10편이 실렸다.

김도운 작가는 소설집 외에도 ‘오재잡기’ ‘음성고추, 서산마늘’ ‘나는 미치지 않는다’ 등의 수필집을 발표했고, 다수의 칼럼집과 실용도서를 출간해 끊임없이 책을 발간하는 다작의 작가로 이미지를 굳혔다.

김도운 작가는 “뭘 바라고 글을 쓰거나 책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그냥 습관처럼 글을 쓰고 책을 만든다.”라며 “‘요즘 세상에 누가 소설을 읽겠나?’라고 자문해보고, ‘읽을 사람 없다.’라는 자답을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써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누군가가 바로 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오늘의 문학사 △286쪽 

 

∎저자의 변

글을 쓴 지 28년이 됐고, 문학계에 뛰어든 지 15년이 됐다.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은 신문기자가 되어 어떤 형태로든 원고지와 씨름하기 시작한 걸 의미한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줄곧 칼럼이나 사설을 비롯해 다양한 글을 쓰고 있다. 그 세월이 28년이니 짧지 않다. 문학에 뛰어들었다는 건 등단을 의미한다. 처음 수필을 썼고, 이후 소설을 썼다. 다시 문학평론까지 손을 댔다.

수필은 수필의 재미가 있고, 소설은 소설의 재미가 있다. 수필은 진솔하게 써야 하고, 소설은 거짓을 사실처럼 써야 한다. 수필과 소설을 번갈아 쓴다는 건 진실과 거짓 사이를 쉴 새 없이 오간다는 의미다. 수필은 있는 그대로, 느낀 그대로를 쓰면 되니 소재를 구하기가 비교적 쉽다. 그러나 소설은 없는 사실을 꾸며서 써야 하니 소재를 정하기가 어렵다. 소재를 구하면 소설의 반을 쓴 셈이다.

소설의 분야는 다양하다. 판타지나 공상 소설처럼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있고, 시간이나 공간이 뒤엉켜 있는 이야기도 있다. 이에 반해 나는 철저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소설에 담아낸다. 우리 생활 속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소재를 찾아 개연성 있게 쓴다. 현실과 가까운 이야기 속에 메시지를 담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내가 쓰는 작품의 공통점이다. 이 책에 담은 소설작품도 모두 마찬가지로 허구 같지 않은 허구다.

이 책을 통해 10편의 소설을 발표한다. 소설 10편을 썼다는 건 10개의 이야기를 지어냈다는 의미다. 10편 중에는 사실에 기반하여 각색하고 허구를 가미한 것도 있고, 온전히 허구의 세계를 그려낸 것도 있다. 술자리에서 무심코 짧게 들은 이야기에 살을 붙이고 붙여 그럴듯하게 꾸며내는 작업은 고통을 수반하기도 하지만, 쓰는 내내 즐겁고 행복하다. 그래서 작가들은 작품을 쓴다.

쓰고나서 제목을 정하는 작업도 쉽지 않다. 제목은 소설 한 편을 축약해서 표현하는 키워드라야 한다. 제목은 궁금증을 자아내야 하고, 모든 글을 읽고 났을 때 독자가 ‘그래서 이런 제목을 달았구나’라며 이해하고 수긍해야 한다. 글을 읽고 나서 ‘이 제목이 의미하는 게 뭐야? 왜 이런 제목을 달았지?’라고 의심을 한다면 좋은 제목이 아니다. 그래서 제목을 정하기란 쉽지 않다.

각 작품의 제목이 정해지면 대표작을 선정해 표제를 정해야 한다. 표제를 정하는 일도 각 작품의 제목을 정하는 거 만큼이나 어렵다. 이 소설집도 표제를 정할 때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러다가 ‘조뚜’라고 최종 정했다. 독자들이 ‘대체 ‘조뚜’가 뭐야?’라고 궁금해 미치도록 만들고 싶은 욕심이 표제를 정한 결정적 이유다. 정독하기에 앞서 ‘조뚜’라는 제목이 많이 궁금했다면, 작가로서 표제 선정은 성공한 거다.

10편의 작품 중에는 유난히 애정이 가는 작품이 있다. 애정이 깊은 작품일수록 ‘이 작품만은 꼭 많은 독자가 읽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간절하다. 물론 모든 작품에 애정이 있지만, 유독 깊은 애정이 느껴지는 작품이 있다. ‘황홀한 무지개’ ‘꽃넋’ ‘상처’ ‘야만의 시대’ ‘조뚜’가 유독 정이 가는 작품이다. 이들 작품의 공통점은 작가가 사회를 향해 전지고 싶은 메시지가 명료하다는 점이다. 작가는 독자가 자기의 생각에 공감해주길 간절히 바란다.

한창 집필할 때는 책을 출간해 세상에 알리는 순간의 환희와 희열을 고대하며 창작의 고통을 억누른다. 마음이 조급하다. 그러나 막상 책이 출간되면 부족한 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부족한 점은 점점 많이, 그리고 점점 크게 보인다. 이때부터 부끄러운 마음, 후회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러나 부끄럽고 후회하는 마음이 생긴 것은 그만큼 더 성장하고 성숙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작가는 쉼 없이 책을 출간한다.

이 책이 세상을 떠돌 때쯤 나는 한참 부끄러워하고, 후회할 거다. 하지만 또 작품을 쓰고, 책을 발행할 것이다. 그것이 나의 성장임을 알기 때문이다. 한 걸음 더 성장하겠다는 욕심으로 조악한 글을 내밀었지만, 말쑥한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준 ‘오늘의 문학사’에 감사한다. 졸작을 읽어줄 독자들을 생각하면 한없이 감사하다. 누군가 작품을 읽고 나서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자고 연락 오면 참으로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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