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S 대전 = 한상욱 기자]
국내 연구진이 단백질(고아 핵수용체 SHP)의 발현을 조절해 통풍이나 급성신부전증과 같은 난치성 염증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생명과학분야 권위지 Nature의 자매지인 Nature Communications 2월 6일자에 게재됐다.(논문명: Small heterodimer partner interacts with NLRP3 and negatively regulates activation of the NLRP3 inflammasome)
충남대 조은경 교수가 주도하고 한양대 양철수, 건양대 김좌진 교수가 참여한 본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와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정민근), 충남대학교병원과 대전시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기초의과학연구센터 사업으로 수행됐다.
그동안 SHP는 주로 핵 속에서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고 다양한 대사경로에 관여해 대사질환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었다. 따라서 지금까지 자가면역이나 난치성 염증질환에서의 역할은 거의 연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SHP가 결핍되면 염증지수가 높아져 사망에 이를 수 있지만 이를 보충하면 정상으로 회복되고 생존율도 높일 수 있음을 밝혔다.
SHP가 결핍된 생쥐에게 통풍유발물질을 투여하면, 염증지수가 2배가량 높아졌지만, SHP를 보충하면 곧 정상으로 회복됐다.
또한 SHP가 결핍된 생쥐는 급성신부전이 일어나 72시간 내 모두(100%) 사망했지만, SHP를 보충하면, 염증이 효과적으로 억제되어 90% 이상의 생존율을 나타냈다.
또한 SHP가 세포 속의 다단백 염증복합체(인플라마솜)를 구성하는 단백질(날프 3)과 직접 결합해 인플라마솜의 활성을 조절하여 염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함을 알아냈다.(인플라마솜(inflammasome): 선천성 면역시스템의 활성화에 관여하는 단백질 염증복합체로서, 염증과 면역의 핵심 중재자 역할을 담당함)
통풍 및 급성신부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날프3은 일반적으로 ASC와 결합해 염증을 일으키지만, SHP가 많아지면 ASC 대신 SHP와 경쟁적으로 결합해 염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ASC: 날프3 인플라마솜 형성에서 날프3을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하는 단백질)
조은경 교수는 “이번 연구는 SHP를 이용해 난치성 염증질환을 치료할 수 있음을 증명한 첫 사례”로서, “SHP를 타깃으로 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했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고아 핵수용체란 핵수용체는 생명현상을 조절하고 질병의 발생과 진행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로 알려졌다. 그 중 고아 핵수용체는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핵수용체를 말하며 SHP(Small Heterodimer Partner)란 고아 핵수용체의 일종으로 간, 췌장, 심장 등에서 주로 발현되며, 다양한 유전자의 기능을 억제하는 핵 속 억제인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