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에
상태바
식목일에
  • 뉴스밴드(편집부)
  • 승인 2009.04.05 13: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정희(columnist)     식목일에
李貞熙(칼럼니스트)

겨우내 춥고 황량한 계절을 움츠리며 지냈는데 벌써 주위에는 백목련이 수줍은 미소를 머금고 봄을 알려준다.

가까운 곳에서 개나리가 노란 꽃잎을 터트리고, 친구에 이끌려 찾아간 산마루엔 벌써 진달래가 만발해 있고, 짝을 찾는 산새들의 지저귐도 정겹게 들려온다. 온기가 서려있는 대지엔 온갖 새싹들이 고개를 내밀고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아직까지 벗지 못하고 있는 두터운 외투를 이제 벗어야겠다.

이 봄에 다시 생각나는 말이 있다. 일 년을 계획하는 데는 곡식을 심고, 십년을 생각한다면 나무를 심고, 백년을 내다보려면 인재를 가르쳐야 한다. 그렇다. 1년 농사를 지어 곡식을 거두어들이면 긴 겨울 내내 배불리 먹을 수 있어서 걱정이 없다.

산에 나무를 심고 가꾸면 우선 땔감이 해결될 것이고 산사태를 방지함은 물론 공기도 맑아지고 풍수해도 예방된다. 더욱이 산천이 푸르면 사람들의 눈도 즐겁고 마음도 넉넉해진다. 나무가 사람에게 이롭게 쓰이는데 10년 정도는 가꾸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 이상 오래된 수목은 경제적 가치가 있음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인재를 육성해야 나라가 융성해진다는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훌륭한 한 사람이 십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말은 공상이 아니라 확신임이 검증된 사실이다. 그러니 인재를 가르치고 육성해야 함을 강조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예로부터 애써 자식을 가르치려는 소망을 지닌 민족이다. 부모야 어떤 고생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오로지 자식을 가르쳐 잘 키우려고 했다. 그런데 식목일을 맞이해서 생각해 보고 싶다.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된 우리나라는 혼돈의 굴곡을 지나면서 산에 있는 나무를 함부로 베어버렸고 마침내 민둥산의 폐허로 변해 있었다.

그러나 1960년대 초에 산림청에서는 사방사업을 시작하였다. 산림녹화를 위해 나무를 심도록 했는데 그 후에 산지의 자원화를 위해 해마다 4월 5일을 기념일로 정해놓았다. 집에서 난방수단이 나무에 의존하던 시기에 산에 나무가 남아날 수 없었지만 난방수단이 연탄과 기름으로 바뀌면서 녹화사업은 자리를 잡아가게 되었다.

그러나 국토의 3분지 2가 산으로 되어 있는 이 나라에 아직도 경제적 가치가 없는 잡목으로 무성하다. 이제 계획적인 조림으로 쓸모 있는 나무를 심고 가꾸어야 한다.

해외여행이 쉬워지면서 우리는 외국에서 본 잘 가꾸어진 숲을 보고 감탄을 하게 된다.

특히 미국의 L.A 지역은 나무를 심고 가꾸는데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보았다. 나무를 한그루 심으면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서 자동적으로 물을 주는 시설을 하면서까지 아름답게 가꾸고 있는 그들에 비하여 심기만 하면 그저 잘 자라는 이 땅에 누가 보아도 부러워할 만큼 아름다운 숲을 가꾸지 못할 이유가 없다.

특히 우리가 사는 대전지역은 시의 역점사업으로 푸른 도시 가꾸기의 일환으로 3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시작했다.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지만 도시가 보기 좋은 나무를 심고 가꾸고 있어서 조경의 효과는 물론 도시인의 건강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없다.

충북 청주를 가다보면 가로수가 명품으로 인정받을 만큼 잘 조성된 것을 볼 수 있다. 이제 우리가 사는 대전에도 명품거리가 조성될 것이라 믿는다. 누가 와서 보더라도 부러워 할 만큼 잘 가꾸어진 도시, 숲속에 쌓인 도시로 변모하기를 바란다. 기왕에 시작했으니 3대 하천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대전으로 가꾸어야 한다.

이렇게 시작했으니 당국자들은 각 가정에도 가정에 적합한 꽃과 나무를 나누어 주고 가꾸는 재미를 느끼도록 했으면 한다.

그리고 행정당국에서 시민들이 참여할 동기를 부여해서 푸른 도시, 아름다운 가정을 가꾸는 일을 했으면 한다. 이제 관공서나 공공건물에 시멘트 담장을 헐고 그 자리에 나무를 심어 명품도시로 태어나야 한다.

나아가 각 가정에서도 담장을 헐고 이웃과 협력해서 꽃과 나무가 자라는 숲속의 주거지를 조성한다면 이 고장은 공원 같은 도시, 전원이 연상되는 도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나아가 이 땅에 나무를 심어 축복의 땅으로 가꾸어 가기를 염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