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단상] 박정현 대덕구청장의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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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 박정현 대덕구청장의 용기
  • 이준희 기자
  • 승인 2021.06.22 0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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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6일 당시 박정현 대전시의원(비례대표)이 의원사무실에서 뉴스밴드(MBS)와 인터뷰하는 장면.
2010년 9월 6일 당시 박정현 대전시의원(비례대표)이 의원사무실에서 뉴스밴드(MBS)와 인터뷰하는 장면.

“제가 환경운동가 출신은 맞습니다만 지금은 정치인 박정현입니다.”
“대전열병합발전소 증설 입장 표명이 늦어진 점 사과드립니다”

대덕구에서 박정현 청장이 기자회견을 연다는 연락을 받았다. 대전열병합발전 증설에 찬성한다는 것인지 반대한다는 것인지 도착 전까지 알 수 없었다.

동료와 후배 기자들은 박정현 청장에게 강한 질문을 준비했다.

이미 기자회견장에는 다양한 매체들의 기자들이 일찌감치 도착해 노트북을 켜고 준비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진보성향의 언론사도 참석해 반가웠다. 박 청장은 일일이 정성스럽게 기자들의 눈을 마주치며 악수를 청했다.

박정현 청장은 모두 발언을 시작했다.

박 청장은 “대전열병합발전소 증설에 관해 입장 표명이 늦어 구민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제가 환경운동가가 아니다. 지금은 정치인 박정현인 점을 이해해 달라”라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동료기자들이 준비했던 강한 질문들은 꺼내지 못했다. 먼저 자신의 입으로 사과를 하고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전녹색연합은 NGO 시민단체 중에 전국적 명성이 있는 대전충청권 대표 시민운동단체다. 대전녹색연합 창립맴버이기도한 박정현 구청장은 23년간 대전의 대표적 시민운동가로 활동했다.

2009년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주최한 ‘금강살리기 대토론회’가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패널에 앉아 있던 당시 박정현 대전녹색연합 사무처장의 강한 말투가 기억이 난다.

박정현 당시 사무처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하는 4대강 대운하 사업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또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세종특별자치시 추진, 미디어법 개정 등 굵직한 정책들의 의제에도 목소리를 냈다. 

박 청장은 그로부터 1년 후 2010년 6.2 지방선거로 민주당 비례대표를 받고 대전시의회에 입성하게 된다.

그는 대전열병합발전 증설 반대 결정을 내렸다. 환경운동가 출신답게 기자들에게 발전소 증설 반대의 입장을 이해시켰다. 아니 설득시키려 노력했다.

오늘 대덕구청 기자회견에서 만난 박정현 청장은 환경운동가이고 싶었던 정치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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