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병원 해프닝...60년간 주사바늘이 내 엉덩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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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양대병원 해프닝...60년간 주사바늘이 내 엉덩이에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4.01.27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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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S 대전 = 이준희 기자]

“바늘이 제 엉덩이 속에 박혀있다는 게 사실인가요?”

건양대병원 정형외과에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최근 엉덩이 부위가 쑤시듯 아픈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여정예(80세) 할머니는 진료 중 의사에게 믿을 수 없는 말을 들었다.

그동안 엉덩이가 아픈 이유가 고령으로 인한 퇴행성관절염이라고 생각해온 여정예 할머니는 CT 검사결과 뜻밖에도 엉덩이에 주사바늘 같은 뾰족한 물건이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들은 것이다.

여정예 할머니는 의사의 말을 듣고 어렴풋이 60여년 전 기억이 번득 떠올랐다. 

할머니의 남편은 당시 의무병으로 군복무를 하면서 어깨너머로 주사 놓는법을 배웠다. 어느 날 독한 감기를 앓고 있는데 남편이 엉덩이 주사를 놓아준 후 ‘바늘 일부가 부러진 것 같다’고 한 말이 번개처럼 스쳐간 것이다.

할머니는 “내 몸속에 바늘이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으며 가끔 엉덩이가 쑤실 때가 있었지만 평소엔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바늘이 발견된 이상 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바늘이 위치한 곳에 신경 및 혈관들이 복잡하게 자리 잡고 있는 부위고, 무엇보다 고령의 나이 때문에 수술을 선뜻 결정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의료진의 격려와 설득으로 여 할머니는 수술을 받기로 결심했다.

바늘제거수술을 집도한 정형외과 김광균 교수는 “의사생활 중 이런 환자는 처음이며, 바늘로 인해 신경 및 혈관에 손상이 가거나 염증이 생겼다면 자칫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 이었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 할머니는 지난 24일 60여 년간 엉덩이 속에 남아있던 주사바늘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건강히 퇴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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