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병원, 백의의 천사 꿈꾸던 두여성 엇갈린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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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양대병원, 백의의 천사 꿈꾸던 두여성 엇갈린 운명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4.02.11 2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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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소녀 뇌사로 간 기증, 23세 여성 건강회복중

[MBS 대전 = 이준희 기자]

최인석 교수와 박모 양.
지난 1월 백의의 천사인 간호사를 꿈꾸던 두 여성의 엇갈린 운명이 알려지면서 큰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간염으로 인한 전격성간부전으로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져 건양대병원에 입원한 박모(23세)양은 간이식을 받지 못하면 생명이 위급한 상태에 빠졌다.

어쩔 수 없이 박양의 오빠가 자신의 간 일부를 떼어 여동생에게 이식하겠다고 나섰고 한시가 급한 상황이었기에 생체간이식을 위한 조직검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이때 건양대병원 장기이식센터에 한통의 전화벨이 울렸다. 전라도의 모 대학병원에서 18세 소녀가 뇌사상태로 장기기증을 희망한다는 내용이었다.

건양대병원 장기이식팀의 문주익 교수(외과)와 코디네이터 김경순 간호사는 즉시 해당병원으로 출발해 안전하게 뇌사자의 간을 적출해왔다. 박양의 수술을 담당할 최인석 교수도 수술준비를 마치고 지난 1월23일 8시간에 걸친 수술이 시작되었다. 수술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러한 장기기증에는 백의의 천사인 간호사라는 우연한 사연이 숨어있었다.

뇌사상태에서 장기기증을 한 소녀는 간호조무사 자격증까지 취득하고 멋진 간호사의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작스런 두통과 구토 후 뇌출혈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 소녀는 심장, 폐, 간, 췌장, 신장, 각막의 장기기증으로 8명에게 새로운 생명을 나눠주었고, 피부와 뼈 등 인체조직까지 기증하고 하늘로 떠났다

그런데 소녀의 간을 이식받은 박양도 모 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하고 있었던 것이다.

수술을 집도한 최인석 교수는 “박양의 경우 전격성간부전증으로 간이식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는데 다행히 뇌사자의 간을 이식받게 되었으며 현재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양은 “간을 기증해준 소녀도 간호사의 꿈을 가졌었다는 말을 나중에 듣고 평평 눈물을 흘렸으며, 건강이 회복된다면 소녀의 몫까지 희생과 봉사하는 간호사로 열심히 살아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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