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직원이 70대 할머니 노후자금 3,000만원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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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직원이 70대 할머니 노후자금 3,000만원 지켰다
  • 강현준 기자
  • 승인 2011.04.2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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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은행 직원이 할머니 정보를 사기범에게 유출했다”며 보이스피싱

[MBS 대전 = 강현준 기자] 70대 할머니가 우체국직원의 끈질긴 설득으로 고생해 모은 노후자금 3천만원을 지켰다.

최근 충청체신청(청장 이상진)에 따르면 이모(75세) 할머니는 경찰청 직원을 사칭한 전화를 받았다. ‘○○은행 불량 직원이 고객님 정보를 사기범들에게 유출했다’는 말에 깜짝 놀라 서산 해미우체국을 방문했다.

이날 오후 2시경 이 할머니는 우체국직원 김명희(여, 47세)씨에게 두 달밖에 안된 예금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예금을 찾아 00은행에 가져가야겠다는 것이었다. 김씨는 우체국과 00은행의 금리차이가 없으니 해약하지 말라고 설득했다.

할머니의 노후자금 3,000만원을 보이스피싱으로부터 지켜낸 서산 해미우체국 조성화 국장(사진 왼쪽)과 김명희 직원.

직원의 설득에도 금리는 상관없다며 막무가내로 재촉하는 이 할머니를 유심히 지켜보던 국장 조성화(여, 52세)씨는 “혹시 전화금융사기가 아니냐”고 묻자 할머니는 절대 아니라고 부정했다.

조 국장은 이 할머니를 고객상담실로 모셔와 재차 전화사기 사례를 들며 설명하자 그제서야 경찰청 직원의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국장은 사기범의 전화 02-000-0000으로 전화해보았으나 팩스로만 연결될 뿐 통화가 되지 않았다.

이 할머니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찰청 직원을 사칭한 사기범은 “00은행 불량 직원이 할머니 정보를 사기범들에게 유출했다”며, “신속히 피해를 막아야하니 우체국예금을 찾아 00은행에 입금하고 00은행에 가서 폰뱅킹을 가입하라”고 지시했다.

이 할머니는 “우체국 직원이 막아주지 않았다면, 고생해서 모은 노후 재산을 다 잃어버릴 뻔 했다”며 고마워했다.

이상진 청장은 “최근 노인들을 대상으로 경찰청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공공기관을 사칭한 전화에 절대 당황하지 말고, 경찰 및 금융기관에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침착성이 필요하다고”고 거듭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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