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S 대전 = 강현준 기자] 70대 할머니가 우체국직원의 끈질긴 설득으로 고생해 모은 노후자금 3천만원을 지켰다.
최근 충청체신청(청장 이상진)에 따르면 이모(75세) 할머니는 경찰청 직원을 사칭한 전화를 받았다. ‘○○은행 불량 직원이 고객님 정보를 사기범들에게 유출했다’는 말에 깜짝 놀라 서산 해미우체국을 방문했다.
이날 오후 2시경 이 할머니는 우체국직원 김명희(여, 47세)씨에게 두 달밖에 안된 예금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예금을 찾아 00은행에 가져가야겠다는 것이었다. 김씨는 우체국과 00은행의 금리차이가 없으니 해약하지 말라고 설득했다.
직원의 설득에도 금리는 상관없다며 막무가내로 재촉하는 이 할머니를 유심히 지켜보던 국장 조성화(여, 52세)씨는 “혹시 전화금융사기가 아니냐”고 묻자 할머니는 절대 아니라고 부정했다.
조 국장은 이 할머니를 고객상담실로 모셔와 재차 전화사기 사례를 들며 설명하자 그제서야 경찰청 직원의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국장은 사기범의 전화 02-000-0000으로 전화해보았으나 팩스로만 연결될 뿐 통화가 되지 않았다.
이 할머니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찰청 직원을 사칭한 사기범은 “00은행 불량 직원이 할머니 정보를 사기범들에게 유출했다”며, “신속히 피해를 막아야하니 우체국예금을 찾아 00은행에 입금하고 00은행에 가서 폰뱅킹을 가입하라”고 지시했다.
이 할머니는 “우체국 직원이 막아주지 않았다면, 고생해서 모은 노후 재산을 다 잃어버릴 뻔 했다”며 고마워했다.
이상진 청장은 “최근 노인들을 대상으로 경찰청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공공기관을 사칭한 전화에 절대 당황하지 말고, 경찰 및 금융기관에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침착성이 필요하다고”고 거듭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