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덕환 칼럼] 미·중무역 전쟁: 중국은 무엇을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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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덕환 칼럼] 미·중무역 전쟁: 중국은 무엇을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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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5.1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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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덕환 한남대 교수/한중지식인포럼의장

전 세계가 주목하던 미·중 무역 담판이 원만한 합의 없이 일단 결렬로 결론 나면서 모두에게 실망과 불안을 안겨주었다. 

합의를 이루지 못한 핵심 쟁점으로 미국 측이 중국에게 지적 재산권 보호 문제를 법으로 제정하여 해결할 것을 요구하였는데 중국 정부가 그것은 국가의 주권에 해당하는 사항이라고 거부하면서 파국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아무리 상황이 절박해도 힘으로 압박하는 행위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중국의 주장을 우리는 이해할 수 있다 하더라도, 만약에 이 합의가 정말로 이루어지지 못하면 그 후 벌어질 중국의 경제적 손실이 얼마나 심각할 지를 생각해 볼 때 중국의 지도자들의 고뇌도 대단할 것이라고 어렵지 않게 상상해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불리한 입장에 처해 있는 중국이 어떻게 이렇게 강경한 태도로 나왔는지 그 배경이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중국에서 나오는 경제 관련 자료를 분석해 보면 그들의 대외 무역 관련 구조가 점차 변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현재 중국의 최대 대외 교역국은 이미 유럽 연맹, 동남아 국가 연맹 다음에 미국이 제3위로 매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최근 중국 경제 지표상 무역 전쟁 초기에 서둘러 조치한 중국 정부의 감세 정책이 효능을 발휘하여 내수 경제가 예상 밖으로 매우 온건한 성장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구나 중국이 최근 몇 년간 심혈을 기우려 노력한 “일대일로” 국가들에 대한 수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현상이 그들을 더욱 자신감 있게 행동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사실은 과거 40년 전에 채택한 덩샤오핑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정책이 실제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그 결과 중국은 오늘날 강력한 제조업 강국으로 등장하였으며 이에 고무된 시진핑은 자신감 있게 “위대한 중국 건설”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거침없이 내세우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기 시작한 트럼프의 심리적, 물리적 압박이 아무리 강해도 이제 중국은 또 다시 아편전쟁이나 청일전쟁 때와 같이 외국의 세력 앞에 비굴하게 굴복했던 비참한 과거의 역사를 되풀이 할 수는 없다는 결연함으로 충만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종 결정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어서 중국 내 언론들은 미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자제하고 있지만 여론 정치가 없는 중국에서는 이미 자강(自强)을 외치는 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은 이미 오늘날과 같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하여 양국이 대결 하지 말고 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며 우호적인 미·중 신형대국 관계를 설정할 것을 여러 차례 제안했었지만, 미국은 오히려 일등 강국이 부상하는 이등 강국을 필연적으로 압박하여 양국 모두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던 “투키디데스 함정” 이라는 이론에 따라 행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미·중 양국이 향후에도 협력보다는 대결의 길을 선택한다면 21세기 국제 정치 상황은 곧 바로 21세기 새로운 냉전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태 전개는 우리와 같은 주변국의 발전과 생존에 매우 불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 확실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리 한국은 이미 제조업에서 활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출생률 저하, 급속한 노령화 전개 등으로 미래 국가 경제 전망은 매우 불확실할 것으로 예측되어지고 있다.

어쩌면 유일한 탈출구처럼 보이던 북한과의 경제 협력도 북·미 비핵화 협상의 난항으로 가까운 시일에 이루어 질 가능성이 어려워 보인다. 물론 중국 상품이 미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으면, 우리에게도 일부 상품에 대해서 좋은 수출 기회가 있을 수도 있겠으나 동남아나 인도, 중남미 국가들이 우리 보다 더 경쟁력있는 기회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문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은 이미 우리 경제에 활력을 주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제 정세 변화에 보다 더 긴 안목을 가지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부상하는 중국 내수 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하며 아마도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가 우리의 미래 경제 활동 무대가 될지도 모른다. 

이런 의미에서 향후 중국이 필연적으로 전력 질주해야 할 중국의 “일대일로” 시장에 우리도 더욱 더 적극적인 자세로 진출하여 새로운 경제 활력을 모색하는 것이 또 다른 대안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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