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探梅의 설렘, 그리고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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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探梅의 설렘, 그리고 아쉬움
  • 뉴스밴드(편집부)
  • 승인 2012.06.0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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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_ 소요당逍遙黨모임 일동
2012년 3월 17일 소요당의 탐매探梅답사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명매名梅와 고매古梅의 아름다운 자태와 진한 매화향에 취해보고자 시작하게 되었다.

백매와 홍매를 보기 위해 2회에 걸쳐 답사가 이루어졌으며, 호남5매와 산청3매 외에도 전라도지방의 많은 명매와 고매를 만날 수 있었지만 그 아름다운 꽃은 쉽게 우리에게 보여주지 않았고 꽃을 보지 못한 고매도 많지만 아쉬움은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

2회의 답사동안 21개소의 명매와 고매를 보았지만 즐거움과 기대감으로 가득 찼던 탑매답사의 시작은 많은 아쉬움과 고민을 남겼다.

역사적ㆍ문화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고매들이 잘못된 지식과 무관심, 또는 관리 방법을 몰라서 고사枯死되었거나 고사가 진행되고 있는 고매를 하나 둘 만날 때마다 우리나라의 시민의식과 예산 탓만 하는 공기관이 너무나 야속하게 느껴졌다.

수간주사를 놓고 있다.
오늘날 국민소득 2만불 시대와 주 5일제 근무시행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탐매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인문학적 가치를 공부하고 봄을 알리는 아름다운 꽃만 감상할 뿐 나무의 아픔을 느끼는 이는 얼마나 될까? 고사된 나무는 잠깐의 아쉬움과 함께 곧 잊혀지는 세상이 너무나 안타까운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2012년 4월 1일 탐매답사 중 전남 담양군의 송씨종택 고매를 만나게 되었다. 송씨종손께서 이름지으시길 `하심매`라 불리는 매화나무와의 첫 만남은 그리 즐겁지만은 않았다.

첫 만남의 하심매는 오랫동안의 복토覆土와 인위적인 주변 환경의 변화, 잘못된 배수로와 점질성 토양으로 인해 극도로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였다.

이미 조경회사 등에서 진단 후 회복 가능성을 포기한 상태로 매화나무로써는 상당한 크기와 아름다운 수형을 간직한 하심매가 이렇게 방치된 채 죽어가는 모습과 송씨고택의 종손께서 꼭 살리고자 하는 마음이 통해서일까?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답사 모임인 소요당逍遙黨에서도 서로의 마음이 통하여 이제까지 배운 지식과 경험을 살려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 동원하여 살려보기로 결정하였다.

서로간의 일정과 준비물을 맞추고 4월 29일 약속의 날이 다가왔다.

우선 하심매를 살리기 위한 방법으로는 첫째, 하심매의 수간樹幹이 대부분 고사했지만 살아있는 부분을 찾아 수간주사를 설치하고 둘째, 심한 복토覆土와 인위적인 주변환경 변화로 인해 끊어진 뿌리 중에서 살아있는 뿌리를 찾기 위해 조심히 흙을 걷어내고 단근断根과 박피剝皮를 통해 수목에게 필요한 잔뿌리를 유도시키는 뿌리수술과 점질성 토양을 개선하기 위한 토양개량을 시행하였다.

뿌리 단근 및 박피 작업을 하고 있는 장면.
그리고 셋째로 매화나무 주변으로 쌓인 토양을 최대한 이격시키고 자연배수로를 추가로 정비하여 과습過濕이 되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이 이번 하심매 생육환경 개선에 관한 내용이다.

하심당 생육환경개선 봉사활동은 송씨 종손께서 굴삭기를 보유하고 계셔서 작업은 훨씬 수월하게 이루어졌으며, 수간주사ㆍ뿌리수술ㆍ토양개량ㆍ주변환경 정비 등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는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앞으로 살 수 있을지 없을지 하늘도 도와줘야 할 부분이지만 모든 작업을 마친 회원들은 꼭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의 확신을 간직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얼마 후 담양에 비가 많이 내렸다고 하니 그 기대감이 조금씩 더 확신으로 가까워지는 듯하다.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서 나무를 살리는데 마음만 가지고는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고, 전문적인 지식도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하심매의 경우, 문화적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관리방법을 알지 못함으로 인해 비롯된 사례라 볼 수 있다. 만약 문화재로 지정됐다면 상황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문화재청에서도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전국의 모든 문화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나라에만 의지할게 아니라 아끼는 만큼 우리가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정보를 교환하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나무는 생명이다. 사람의 욕심과 무관심, 그리고 자연변화로 인해 말없이 죽어가는 나무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

이 소중한 나무들을 보전하려면 그 방법을 알아야 하는 것도 당연한 것이 아닌가? 만약 그것이 어렵다면 전문가의 손길을 빌려서라도 소중히 보전해야할 우리의 소중한 보물이라 생각된다.

하심매 봉사활동을 마치고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마지막으로 바쁜 와중에도 봉사활동을 이끌어주신 하태주박사님과 함께 한 7명의 소요당 회원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천안 연암대학교 하태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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