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칼럼] “公正한 社會”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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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칼럼] “公正한 社會”로 가는 길
  • 뉴스밴드(편집부)
  • 승인 2010.09.0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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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화두는 누가 뭐래도 “공정한 사회”다. 경제, 건설, 발전, 통일 등의 논의에서 벗어나 “공정”이란 이념적 논의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정한 사회를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다.

너무도 특권의식이 팽배해 왔고 누구나 조금만 나아지면 특별한 대우를 받고 싶어 했다. 보릿고개를 넘기기 힘들어 초근목피로 연명하던 때가 아련하게 연상된다. 더위와 추위를 참아내기 힘들었고 배고프고 고달픈 삶을 지탱하기가 너무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생활이 아니라 생존의 늪에서 허덕이던 때가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문화적 혜택을 말하는 것은 사치스러운 일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먹고사는 일에 매달리다 보니 웬만한 부정과 불의에 대하여 그저 참고 견디어 왔다.

그런데 우리는 나라를 잃었던 때도 있었고 아직도 남북분단의 고통을 겪고 있다. 너무도 큰 시련이고 천형과도 같은 아픔이었다. 그러나 근대화의 물결에 휩쓸리면서 우리는 교육에 열정을 쏟았다. 그 결과 이제 세계의 중진국을 넘어서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는 시점에 들어섰다.

정신없이 성장에만 몰두해 온 우리는 무엇인가 부족함이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소위 이 나라에서는 지식인이요 신사라 자처하는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보면 매너가 뒤져있고 컨추리 보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선진국 시민이 되기 위해서라면 국제적 질서와 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납득하게 되었다.

남보다 많이 알고 더 출세하고 더 가지려는 야망을 지니고 살았다. 그러다보니 웬만한 부정이나 속도위반쯤은 눈감아주고 못 본체하고 외면해 왔다. 이제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성장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권력과 지위와 재산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특권의식을 지니고 있었는지 반성해야 할 시점이다.

한때 고등고시에 합격하여 벼락출세도 하고 신분상승의 기회도 있었다. 이제 판검사도 의사도 교수도 특권층이 아니다. 더욱 국회의원이나 장관이나 대기업의 총수도 특권층이 돼서는 안 된다는 논리가 팽배하고 있다. 사회질서 앞에서는 누구나 공편하고 공정해야 한다.

오래된 일이지만 호주에서 육군대령이 사복을 입고 고속도로를 운전하다가 속도위반을 했다. 당연히 경찰에게 적발되었는데 신분을 밝히기는 하였지만 공손하게 딱지를 떼는데 불만이 없었고 신분에 대한 특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그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냐고 하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계급의식이나 특권의식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일이다.

“공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엄격한 사정(司正)이 필수적으로 따라야 한다. 우리는 중국의 판관 포청천을 알고 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부정과 부패를 척결하고 특히 특권층이나 권력층에 대한 사정은 일벌백계로 처리되었다. 우리에게 공정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 포청천과 같은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특권의식이 너무 만연되어 있는 우리에게 법질서와 윤리와 도덕의 사회적 기준을 정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특히 우리는 온정주의에 흐르는 경향이 있다. 그만한 지위에 그만한 일을 가지고 뭘 그리 심하게 하느냐고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를 보면 말문이 막히기 때문이다.

공정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기본부터 바꾸고 개선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 권력층과 특권층이 솔선수범을 해야 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어느 국회의원 당선자가 장관에 임명을 받고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하고 구십 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 하는걸 보았다. 그런데 그것이 위선이고 쇼라고 비웃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 李貞熙 (칼럼니스트)
그동안 그런 사례를 본 일이 없으니 말이다. 장관이 버스나 전철로 출근하는 일이 보편적인 일로 받아들여져야 하고 서민대중과 만나서 막걸리를 기울이며 담소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선거에 출마해서 저자거리에 나가 시민의 손을 잡고 지지를 당부하던 사람들이 당선되고 나서 시장에 들려 서민들의 애환을 들었다거나 반상회에 나가 시민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말을 들어 본적이 없다.

더욱이 시내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했다는 말을 들어본 일이 없다. 앞에서 말한 장관님의 처신이 위선이고 쇼로 끝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질서에 따라 물이 흐르듯이 공정한 사회가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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